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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메쯔거라이 꿈, 영글어 간다

■현장르포/ 식육가공 미래 견인차…건대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양성과정

김은희 기자  2013.07.08 10: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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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농가부터 유통·홍보 전문가까지 참여
이론·기술 무장한 전문인력으로 거듭 
입소문에 6년째 진행…경쟁률도 치열


지난달 12일 오전 11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420호 강의실은 활기가 넘친다. 바로 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양성과정(지도교수 김천제) 수강생들의 목소리다. 오전 이론 수업을 마친 이들은 다음 주에 가는 일본 연수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즉석식육가공유통전문가 6기 양성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하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한국형 메쯔거라이를 꿈꾸는 창업자도 눈에 띄고 양돈농가도 눈에 띈다.
최수아 씨(산수골농장)는 “아버지가 돼지를 기르시는데 지난해 FMD 이후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다”며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며, 꼭 육가공을 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한다며 여기를 추천해주셨다”고 말했다.
엄태현 대표(태송농장)도 역시 같은 생각이다. 엄 대표는 “자신이 2세, 아들이 하게 되면 3세까지 양돈농장을 하게 되는데, 축산업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하고, 돼지를 통한 사업모델까지 고려해 보는 다각적인 사업 검토를 위해 이 수업을 듣게 됐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띈 과정생은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오민정 과장. 오 과장은 “많은 소비자들이 삼겹살, 목살 등 구이용 문화에서 최근 식습관이 바뀌고 있는 만큼 홍보방법도 신선육 위주가 아닌 육가공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햄·소시지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팀장(서울우유유통)도 역시 특별한 과정생 중 하나. 서울우유는 우유를 직접 집유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우유협동조합이다. 유통현장의 변화 앞에서는 새로움을 꾀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을 맡으면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이 과정에 들어왔다는 것.
유준영 대표(푸르미세계)는 “최근 캠핑 문화가 사회 전반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바비큐를 제공하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행사장에 바비큐 외에도 앞으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수업을 듣게 됐다”며 “철저한 이론학습부터 고기의 특징과 햄소시지를 만드는 방법은 어느 곳에서도 배우기 힘든 공부다. 어렵고 힘든 점이 더 많지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아워홈, 현대백화점 등 축산물을 직접 가공하지 않더라도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모델을 얻기 위해 자리한 과정생 등도 많다. 단순하게 식육을 정형해 판매하는 시대에서 벗어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트렌드와 접목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데 여념이 없다.
과정장을 맡고 있는 김천제 교수는 “변화의 중심에 선 소비자에게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제공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필요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정육점에서도 햄소시지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있어 올해는 35명 모집에 50명이 넘는 인원이 모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교육생들이 장인정신에 입각해 햄소시지를 만드는 기술뿐만 아니라 이론까지 무장한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과정이 끝나고도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즉석식육 가공유통전문가 과정이 6년째 꾸준히 진행되는 것은 1기 때부터 입소문을 통해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생들은 업무분야가 다르지만 어려운 부분을 서로 돕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격려하고 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수업과정이다. 현장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