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인상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소비자단체가 우윳값 인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매일유업과 서울우유는 인상을 잠정 보류하기에 이르렀다. 농가의 우유생산비를 반영한 원유가격연동제가 발단이 됐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는 낙농가들의 마음도 편치가 못하다. 생산자단체도 어설프게 유업체의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가는 집단이기주의로 몰릴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서인지 공식적인 행동을 자제하면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소비자단체가 생산비 인상분인 106원을 제외한 144원에 대한 인상요인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이해가 되면서도, 기업입장에서 영업비밀인 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것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다만 영업비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는 못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이번 유업체의 제품가격 인상의 이유가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한 생산비 상승 때문이라면 국내산 원유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치즈와 두유제품의 값까지 올리는 것은 자제해야 했다. 소비자들은 농가 생산비 인상분 106원을 반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면서도 144원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런 점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기업의 영업기밀 임을 알면서도 불매운동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유업체를 압박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일 것이다.
유독 우유가격 인상에만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단체에 대해 유업체를 포함한 낙농업계도 억울한 점이 없지 않다. 과거 누구의 말처럼 ‘왜 우유만 갖고 그래’라는 말이 나올 만 하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는 우유는 각종 소비재와 관련이 깊은 원재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윳값 인상을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국내 제과제빵업계에서 국내산 우유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부터 파악하고, 가격인상이 적절한지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원가 인하를 목적으로 국내산 우유 대신 수입 유제품을 사용하면서 이럴 때만 편승해 가격을 올리려는 그들이 솔직히 따지면 더욱 죄질(?)이 나쁘지 않은가?
매일과 서울우유가 가격인상을 잠정유보하면서 우유가격 인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초강경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는 소비자와 이들을 설득해야 하는 유업체, 이 둘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낙농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와 설득, 양보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