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계약·분기별 가격조정’ 시범 사업키로…기대 한몸에
국내산 저지방부위를 대량 소비할 수 있는 안정적 판로가 마련될 전망이다.
정부와 대한한돈협회, 양돈농협 등 생산자단체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에서 열린 하반기 돼지가격 안정대책 협의회에서 2차 육가공업계와 ‘국내산 후지 장기거래 계약을 위한 MOU’를 이달말경 체결키로 했다.
시세가 아닌 양측 협의를 거쳐 산출된 적정가격으로 후지 공급 구매에 대한 연간계약을 체결하되 3개월 마다 시세변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형태의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
다만 거래개시 시점과 기간, 적정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은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시범사업자의 경우 공급자(1차 육가공)는 생산자단체가, 수요자(2차 육가공)는 한국 육가공협회에서 각각 모집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돈협회, 한돈자조금사무국, 도드람양돈농협, 대전충남양돈농협, 한국육가공협회, CJ, 롯데푸드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산 저지방부위의 시장 확대 없이는 근본적인 돼지가격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 그 배경이 됐다.
국내산 저지방부위 가격이 최근 수입산에 비해 훨씬 낮게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쌓이며 전체적인 시장흐름과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국내 양돈업계로서는 안정적인 판로구축이 시급한 상황.
육가공업계도 시세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 수준의 가격에 안정적으로 국내산 원료육을 확보할수 있다는 점에서 나쁠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육가공업계의 한관계자는 “솔직히 지금은 국내산을 사용하는게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며 “그러나 가격 변동폭이 워낙 큰데다 품질의 균일성 마저 떨어져 낮은 시세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국내산 원료육의 비중을 확대한다는 게 쉬운일이 아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산 원료육의 안정적인 소비처가 확보될 경우 저지방부위는 물론 장기간 침체에 빠져있는 국내산 돈육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유통전문가는 “전체적인 돼지시세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는 만큼 시범사업이라도 국내 양돈업계와 육가공업계의 적정가격 산출에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저지방부위의 대량소비처를 확보할 수 만 있다면 국내 양돈산업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따라서 향후 돼지가격이 오르더라도 일정수준의 가격으로 육가공업계에 공급하겠다는 국내 양돈업계의 확고한 의지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