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 추락 부추겨…계근후 선별출하 등 대책 시급
새로운 돼지도체등급판정 기준 적용 이후 상위등급 출현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돼지가격 정산의 기준이 되고 있는 도매시장의 상위등급 출현율이 5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저돈가 시대에 허덕이고 있는 양돈농가들의 충격이 더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도매시장에 출하된 돼지도체등급 판정결과를 살펴보면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 지난 7월 상위등급(1+등급, 1등급) 출현율이 42.8%에 불과했다.
이는 7월 출하된 전체 물량의 상위등급 출현율 60.5%와 비교해도 17.7%p가 낮은 수준이다.
8월 들어서는 더 심각했다.
도매시장 출하돼지의 상위등급 출현율이 37.8%에 불과하며 8월 출하 전체 물량의 상위등급 출현율 57.9% 보다 19.1%p 떨어졌다.
물론 도매시장 출하돼지의 상위등급 출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돼지가 도매시장에 몰리는 현상으로 인해 새로운 도체등급 기준이 적용되기 이전에도 20%에 가까운 차이를 보여왔다.
그러나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농가들이 피부로 느끼는 충격은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양돈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가뜩이나 낮은 수준의 돼지가격을 더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포천에서 양돈장을 운영하는 이경록씨는 “공급과잉 추세속 돼지가격 폭락과 함께 육가공업계가 지급률까지 큰 폭으로 낮추면서 양돈농가들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돼지가격 정산시 기준이 되는 도매시장의 상위등급 출현율까지 50%를 밑돌고 있으니 농가의 실제 수취가격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도매시장의 상위등급 출현율을 끌어올리지 않는 한 어떠한 돼지가격 안정대책도 그 효과가 저감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FTA양돈연구소 안기홍 소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출하돼지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 밖에는 없다”며 “사육단계에서 이상육 발생요인을 최소화하되 한 마리, 한 마리 계근을 통해 선별 출하하는 노력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돈업계 일각에서는 돼지 도체등급판정기준의 일부 손질과 함께 새로운 등급기준에 적합한 정산방식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