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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마 위 원유가격연동제, 양보·타협의 산물임을 잊지 말자

이동일 기자  2013.10.16 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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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지난주 금요일에는 원유가격연동제 소위원회가 열렸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현 상황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차기회의를 기약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말로 다하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것을 아는 만큼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쉽게 입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원유가격 연동제의 의미가 갈등이나 반목이 아닌 양보와 타협을 통해 만들어낸 귀중한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간 원유가격은 생산자와 유업체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조정돼 왔다. 원유가격연동제의 도입은 이런 소모적인 충돌이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는 큰 전제 하에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룬 것이다. 낙농업계 역사상 매우 의미있는 성과였다고 보여진다.
앞서 언급한 원유가격연동제의 한계점은 이미 시행 전에도 알려져 있던 것이다. 하지만 원유가격연동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알고 있으면서도 협상 참가자들은 연동제 시행에 합의했다. 그 배경에는 그간 있었던 유대협상과정에서 생긴 아픔이 너무 깊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 본다. 협상을 이어온 당사자들이 감당해야 했을 그 많은 슬픔의 무게는 외부 사람의 입장으로서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그만큼 제도화를 통해 더 이상 유대인상문제로 서로에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랬을지 모른다. 제도의 허점을 찾기 전에 이런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원유가격연동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그 방향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다만 하나 확실한 것은 서로의 입장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연동제 도입에 합의했던 당시의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충분히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