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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 30개월령 고급육 고정관념 깨지나

고사료비 대응·저지방 트렌드 앞세워 비육기간 단축 다시 힘 받아

장지헌 기자  2013.10.28 14: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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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1994년 우루과이 협상에 이은 WTO체제 출범으로 축산물 시장이 개방된 지 20년, 한우 산업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한우 고급육 사육 시스템이다. 현재 한우 고급육 생산 프로그램은 생후 30개월령을 기준으로 2~3개월 줄이거나 늦추는 시스템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국제 사료곡물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사료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자 한우 사육농가들은 사육기간 단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여기다 최근 소비자들의 지방 기피 현상에 소비 트렌드가 저지방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가세하면서 사육기간 단축론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개량의 힘” 24개월 출하 속속
최근 18개월령 브랜드도 등장
유통현장 여전히 30개월 선호

실제  한우 사육현장에서는 거세 한우를 생후 24개월령에 맞춰 사육해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북 영주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권대경씨는 최근 거세 비육후 생후 24개월령에 출하한 결과 29두중 1++등급 9두, 1+등급 10두, 1등급 10두, 2등급 1두로 전국 평균과 별 차이없는 성적을 받았다며, 밑소로 우수한 종자가 뒷받침된다면 사육 기간 단축 효과를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풀만 먹여 18개월령에 도축하여 18일간 숙성한 ‘글래스페드18’이란 한우 브랜드가 선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한우 시세에 따라 비록 1++등급이나 1+ 등급은 못 받더라도 장기간 사육하는데 따른 사료비를 감안하면 비육기간을 줄이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농가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한우는 30개월이 넘게 사육해야 제맛을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이 주장은 한우 고기를 직접 거래하는 유통현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30개월령 사육프로그램을 일거에 무너뜨릴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사육기간 단축 논란은 사료비 절감이나 소비자의 저지방 선호 트렌드를 내세워 공감대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사육기간 단축 논란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