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규모 17만두 추정…당장 사료공급 차질 불가피
축산인 투자도 상당수…농가 직접피해 크지 않을듯
일반인을 중심으로 한 거대규모의 투자액 유치, 그리고 거침없는 농장인수로 ‘세’를 확장하며 양돈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던 D사.
그러나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D사 대표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이제는 D사의 향후 행보와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돼지분양 고수익 현혹”
검찰에 따르면 D사 대표 최씨 등은 2009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500만~600만원을 투자하면 14개월 동안 돼지 1마리를 빌려 새끼 20마리를 생산, 판매해 연 24~60% 상당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며 투자자들을 현혹시켜 모두 1만여명으로부터 2400억원 상당을 투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더구나 별도의 수당까지 지급되는 다단계식 투자자 모집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피의자들의 사업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해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저축은행 대출금 변제에 사용하고 후순위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는 이른바 '폭탄돌리기'식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설명이다.
D사는 사업초기만해도 투자자들에 대한 수익금을 약속대로 지급해 온데다, FMD 사태 직후에는 현물지급이 불가능했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제기된 유사수신 의혹에서 벗어나면서 피해자가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관리 부재…폐사 속출 호소도
이번 검찰 발표만 보면 D사로 인한 피해자는 일반 투자자에 집중돼 있다.
이 가운데는 축산업계 종사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양돈농가의 직접적인 피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D사의 농장 및 돼지 인수과정에서 계약금외에 잔금 지불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속속 전해지고 있는데다 계약금만 지불한 상황에서 재산권을 행사한 사례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돈농가의 직접적인 재산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많지는 않지만 D사로부터 돼지를 위탁받아 사육해온 농가 가운데 일부는 위탁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장 D사 소유 농장이나 돼지에 대한 사료공급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경영난에다 추가 투자유치도 어려워지면서 이미 사료조달에 차질이 발생, 지난 7월에는 전남지역 위탁사육농가에 대한 사료공급 중단소식이 행정기관에 알려지면서 해당기관이 현황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D사측의 요청에 따라 일부 배합사료업체에서 대규모 사료공급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검찰 기소 방침이 확정되자 철회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포천의 한 양돈농가는 “인근 D사 직영농장의 경우 사료공급이 안돼 돼지가 굶주리고 있는 것은 물론 분뇨처리 조차 안돼 심각한 지경”이라며 “죽은 사체도 있는 것으로 추정돼 방역 차원에서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육규모 최소 15만두 추정
검찰에서는 D사측이 58개 농장을 운영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워낙 점조직화 돼 있다보니 정확한 집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양돈업계 일각에서는 이중 30~40개 정도가 D사 직영이며, 총 사육규모가 비육돈 기준 17만두 정도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월간 7천톤의 정도의 사료를 사용해 왔다는게 사료업계의 전언이고 보면 D사의 사육규모가 얼추 15만두 안팎이 될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D사 소유농장의 사육규모가 모돈기준 1만3천310두에 달한다는 지난 12일까지 대한한돈협회의 자체 조사 결과와도 거의 일치한다.
국내 전체 사육두수를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이다 보니 D사 소유농장과 돼지에 대한 사후 처리문제도 양돈업계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유사수신 행위라고는 하나 D사 소유 농장과 일부 유통조직이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채권단측이 전문가 위촉을 통해 법정관리를 요구하거나 집단 경매 처분될 가능성 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1만여명에 달하는 일반 투자자와 수백억원이 물린 일부 투자회사간 채권확보 경쟁이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데다 검찰에 기소됐다고는 해도 D사 최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D사의 향방은 앞으로 상당기간이 지나야 그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