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는 한우업계에 있어서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었던 최악의 한해 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석을 전후로 한우가격이 회복 국면에 접어 들며서 한우업계를 강타한 파도가 잔잔해지기는 했다.
1년새 한우협회장 세차례 바뀌어…‘내홍’ 극복
한우, FTA피해직불금 첫 사례…산정기준 갈등
농가 한때 거리투쟁·자조금 소비촉진사업 두각
◆‘내우외환’ 시달린 한우업계
사상 최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장기간 불황을 겪으면서 한우업계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한 수 많은 한우농가들이 한우사육을 포기했고 남아 있는 농가들도 언제 어떻게 될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우협회도 흔들렸다. 한우농가들의 구심점인 한우협회가 불과 1년도 채 안돼는 동안 회장이 3번이나 바뀌는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지난해 회장으로 선출된 정호영 회장이 불의의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이후 김남배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협회 내부 사정으로 인해 연초에 중도 하차하게 됐다. 회장 취임 후 9개월만이었다.
김남배 회장 사태 후 보궐선거에서 2파전이 예상됐지만 결집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현 이강우 회장을 단독후보로 내세웠고 현재 한우협회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FTA피해보전 대상으로 선정
한미FTA에 따른 FTA피해보전 직불금 대상 품목에 한우와 한우송아지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한우업계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보여준 가장 극단적인 사례였다.
국내 가격은 하락했지만 오히려 수입량은 늘어나 FTA가 실제로 한우산업에 피해를 가져다 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피해보전직불금이나 폐업지원금 산정 기준을 놓고는 정부와 농가의 시각차가 극명히 갈렸다.
정부가 수입기여도 등을 반영해 산정한 결과, 큰소는 1만3천395원, 송아지는 5만3천352원으로 나온 것이다. 한우업계 입장에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금액이었다.
때문에 한우업계는 산정기준을 개선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했으나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결국 최근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우농가들은 폐업직불금을 신청한 농가들이 1만5천여호가 넘어섰다. 한우농가 10명 중 1명 꼴로 신청한 것이다.
그 만큼 한우산업의 미래에 대한 한우농가들 불안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반증이다.
◆결국 터져버린 뇌관장기간 이어진 가격 하락, 사료값 상승, FTA피해보전직불금, 송아지생산안정제, 공판장출하예약제 등 한우농가들이 품고 있던 뇌관은 한 두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하나도 한우농가들을 속 시원하게 해결된 것이 없었다. 언제 어느 때 터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뇌관은 농협 음성공판장에서 터졌다. 7월 24일 국회 앞에서 한우협회 집행부가 전원 삭발을 시작으로 투쟁모드에 돌입하고 회장단은 단식농성을 벌이는 한편 7월 30일 전국에서 모인 3천여명의 한우인들이 농협 음성공판장으로 집결했다.
당시 한우업계는 암소 수매, FTA피해보전직불금 개선, 미경산 비육지원사업, 송아지생산안정제 정상화, 공판장 출하예약제 개선과 사료값 인하 등 11가지를 요구했다.
◆한우자조금 ‘빛난 노력’올해는 한우자조금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던 한해였다. 한우자조금은 올해 354억원으로 자조금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예산으로 한우가격 안정을 위한 연중 할인행사를 실시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특히 소비홍보에서 광고주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인 이승기를 내세워 TV광고 등을 실시했으며 당초 64억여원에서 79억여원으로 증액해 소비홍보를 확대했다. 또 수급안정사업으로 121억원의 예산을 세웠지만 할인판매 등에 예비비를 투입하면서 연중 할인판매를 통해 소비를 늘리는데 일조했다.
한우자조금의 역할은 컸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늘도 있었다. 연초 새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강성기 위원장이 재임에 성공했지만 관리위원 선출을 놓고 일부 지역에서 잡음이 생긴 것이다.
전남지역에 배정된 관리위원 선출을 놓고 지역 대의원간에 이견을 보이면서 이에 불만이 높아진 전남지역 대의원들이 2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반발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우협회 차원에서 비대위까지 구성하며 노력했지만 결국 1년이 다되가도록 해결하지 못한채 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