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에 많은 일이 있었던 한해였다. 9년간 협회를 이끌었던 이승호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손정렬 회장이 15대 낙농육우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많은 낙농업계 숙원 과제가 해결되기도 했고, 원유가격 연동제가 처음 시행되기도 했다. 낙농업계의 2013년을 되짚어봤다.
손정렬 낙육협회장 취임…소위구성 현안대응 행보 두각
원유가격산정체계 4년만에 결실…유단백 함량 유대반영
생산비 밑도는 시세에 허덕…육우산업 해법 부재 여전
◆낙농육우협회 15대 회장 손정렬 취임
올 초 치러진 15대 회장 선거를 통해 당선된 손정렬 회장이 3월 1일부터 공식임기를 시작했다. 취임한 손 회장은 “우리 모두의 힘을 합쳐 위기의 낙농육우산업을 기회로 만드는 동시에 현장 농가로부터 신뢰받는 협회로거듭나자”고 말했다.
우선 협회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협회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안별 4개 소위원회를 구성해 낙농현안에 적극 대응하려는 의지를 보여 관심을 모았다.
◆원유가격 산정체계 개선
낙농진흥회는 4월 26일 유단백 기준을 포함하는 원유산정체계를 개선키로 합의했다. 원유가격산정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 지 4년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에 따라 2014년 1월부터 낙농가들은 유단백 함량에 따라 원유가격을 차등 적용받게 된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단백의 함량이 유대에 반영되는 것이다.
이어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들의 쿼터 귀속률과 연간총량제도 개선됐다.
낙농진흥회는 4월 30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낙농가들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낙농진흥회 농가 인수도시 쿼터 귀속률을 기존 20%에서 10%로 낮추고, 연간총량제 한도를 폐지키로 했다.
◆남양유업사태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남양유업 사태가 터지면서 낙농업계는 위기를 맞았다. 무엇보다 원유가격연동제의 시행을 앞둔 시기에서 사건이 터지면서 낙농업계를 긴장시켰다.
관행처럼 이어져온 유업체와 우유대리점간의 소위 갑을관계가 사회문제로 확산된 이 사건이후 남양은 갑을관계의 대명사로 지금까지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건 직후 소비자들은 남양제품의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남양의 경영진은 공식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언론의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원유가격 연동제
8월1일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되면서 원유가격이 리터당 106원 인상됐다.
기존에 합의한 내용이긴 하지만 8월1일 이전에는 과연 연동제가 무리 없이 시행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큰 문제 없이 원유가격연동제가 도입되면서 낙농산업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다만 연동제 도입 이후 우유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단체의 반발이 없지는 않았다.
소비자단체는 농가들에게 지급하는 원유가격은 106원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그 외 비용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유업체들을 압박했다.
원유가격연동제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주기적으로 유대문제로 충돌을 빚어오던 낙농가와 유업체 간의 갈등이 없는 상황에서 조정이 이뤄졌다는 측면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제품가격 반영여부 같은 일부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2013년은 원유가격연동제가 이뤄진 첫 해로서 낙농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낙농가는 육우송아지에 골머리
육우송아지문제는 올해도 낙농가들을 괴롭혔다. 생산비를 밑도는 육우시세로 인해 육우비육농가들은 송아지 입식을 끊었고, 갈 곳 없는 육우송아지를 떠안아야 했던 낙농가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졌다.
육우송아지의 시세는 실제로 1만원을 밑돌았고, 그냥 준데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어 각 목장들 마다 육우송아지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낙농육우협회는 이 문제로 수차례 정부와 협의를 통해 최근 육우문제 관련 대책을 마련해 발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낙농가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우유생산을 위해 필연적으로 생산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분명 소중한 고기자원인 육우를 이처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정부의 직무유기이며, 조속히 이에 대한 관심과 함께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