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3년 한 해도 마무리 되어간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으로 인해 수급조절이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던 올 한해 업계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축산계열화 사업법이 시행된 첫해, 계열화업체마다 농가협의회 구성이 줄이었지만 이면에는 사육비 인하 문제와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가 진행되는 등 계열화사업법 시행의 과도기적인 모습도 보였다.
장기불황 타개 종계 감축 실시…협회간 마찰로 중단
닭고기 유통시장 수입 억제 생산자단체 활약 돋보여
계열업체-농가, 상생의지 고조…일부 갈등 ‘옥의 티’
◆‘절반의 성공’ 종계감축 사업
올 상반기 최대의 이슈는 단연 종계감축 사업이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이 장기화되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직접 나서서 자조금 30억원을 투입, 종계 100만수를 감축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였다.
1차 도태사업은 별 문제없이 진행되는 듯 했다.
사업 추진을 맡은 양계협회와 계육협회는 1차 도태사업에서 46만6천수를 도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2차 사업을 앞두고 ‘1차에서 목표량을 못채운 양계협회에서 2차에 더 채워야 한다’는 계육협회의 입장과 ‘양계협회에서 담당키로 한 농가도 이미 계열화업체와 계약관계가 묶여있어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양계협회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끝내 시행하지 못했다.
◆닭고기 수입량 대폭 감소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2013년 10월까지의 닭고기 수입량은 총 8만5천286톤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0만2천311톤에 비해 약 17%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의 수입량 감소는 종계도태 사업과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
1차 종계도태 사업 이후 2차 도태사업의 추진이 더뎌지면서 일부 계열화업체에서 사료비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환우에 들어갔고 가격이 다시 폭락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세가 하락하면서 수입하는 업체에서도 수입을 꺼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단체들이 수입중단을 촉구하며 각종 집회를 연 것도 한몫했다.
양계협회와 계육협회, 토종닭협회는 4월에 이마트에서, 7월에 홈플러스에서 수입닭고기의 판매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집회 이후 마트 관계자들은 “계약 물량이 남아있어 당장 판매를 중단하기는 힘들지만 계약물량 판매 이후에는 생산자단체들과 양계산업 발전을 위해 함께 협력하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농가협의회 구성 ‘잰걸음’…첫 분쟁조정위원회도 열려
올해는 2월23일 축산계열화사업법이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계열화사업법 시행 이후 계열화주체들은 농가협의회 구성과 총회를 개최하며 농가와의 상생을 다짐했다. 이어 11월에는 계육협회에서 ‘제1회 계육인 한마음 전진대회’를 개최하며 상생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 했다.
하지만 농가협의회가 구성 전이거나 임원진의 임기가 만료되어 공석이었던 일부 계열사에서 사육비 인하 문제를 놓고 몇몇 농가와 갈등을 겪었던 점은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지자체와 양계협회에서 열린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중재에 실패하고 정부에서 진행하는 분쟁조정위원회까지 회부되었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