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축산업계가 그러하듯 올 한해 산란계 업계에서도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지난해 극심한 불황을 겪었던터라 수급조절 문제가 가장 큰 화두였던 2013년. 다행히 농가들의 자발적인 감축 노력으로 난가는 생산비 이상으로 회복하였지만 하림의 계란유통사업 진출이 농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집회로 이어지는 등 내년까지 후폭풍을 예고했다. 2013년 산란계 산업을 되짚어봤다.
단위면적당 사육수수 변경으로 10% 감축 이뤄져
3월초 개당 106원이던 난가 11월말 171원으로
하림 계란유통사업 진출, 농가와 갈등…후폭풍 예고
◆단위면적당 사육수수 변경
지난해 극심한 불황으로 난가가 생산비 이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농가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으나 현실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서로 상대방이 감축하길 기다리는 소위 ‘눈치싸움’이 진행됐고 이에 대한양계협회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수차례 논의 끝에 2월 채란분과위원회에서 단위면적당 사육수수를 기존 0.042㎡/수에서 0.05㎡/수로 변경했고 농가들의 참여가 잇따르면서 약 10% 정도의 사육수수 감축이 이뤄졌다.
◆난가시세 생산비 이상으로 회복
단위면적당 사육수수의 변경은 난가회복으로 이어졌다.
양계협회에서 조사해 발표한 시세에 따르면 3월초 개당 106원으로 시작했던 수도권 왕란시세가 4월초 144원까지 상승했다.
이후에도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와 11월말에는 171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양계협회 안영기 부회장은 “최근 계란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폭등했다는 일부 언론의 지적이 있지만 이는 지난해 난가시세가 너무 안좋았기 때문”이라며 “생산비 이상의 난가가 계속 유지하려면 농가들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림 계란유통사업 진출
올해 말에는 하림의 계란유통사업 진출이 농가들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국내 최대 계열화업체인 하림은 지난 11월 전국 22개 농가 7개 집하장을 통해 ‘자연실록’ 브랜드란 출시를 선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농가에서 하림의 경우 생산에서 사육까지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인 점을 지적하며 자칫 계열화사업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록 하림에서 “생산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이라고 밝혔지만 농가들을 설득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 등이 주도하는 하림 규탄집회가 12월18일 열렸으며 하림의 계란유통사업 진출 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