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심화에 고사위기…양돈농 피해로 확산 우려
고사직전의 돼지인공수정업계가 ‘골목상권 보호업종’ 차원의 생존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민간 돼지AI센터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돼지유전자협회(회장 박현식)는 최근 한국종축개량협회(회장 이재용)와 가진 간담회에서 국내 양돈산업에 차지하는 중요성에도 불구, 그동안 각종 정책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종축개량협회 이재용 회장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서울 서초동 제1축산회관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유전자협회 회원들은 모돈감축에 따른 급격한 시장 위축과 출혈경쟁, 미수금 누적으로 인해 돼지AI업체들의 경영난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양돈계열화업계를 중심으로 인공수정 시장 잠식이 확대되면서 대부분 영세한 민간 AI업체들이 설곳을 잃어가고 있는 현실을 지목했다.
유전자협회 박현식 회장은 “계열화업체들의 시장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인공수정업계의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더구나 계열화업체들에게 인공수정은 비수익사업이다. 자본력은 물론 태생부터 경쟁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다보니 민간AI업체들은 인건비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정액판매가격 인상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임에도 이미 인공수정 시장의 50% 정도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돼지정액시장의 절반 수준인 120~130억 정도의 시장을 놓고 50개가 넘는 AI센터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돼지인공수정업계 도태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금보유전자 장성훈 대표는 “이런 추세라면 민간AI센터 가운데 상당수는 비육돈으로 업종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이럴 경우 돼지정액 마저 양돈계열화업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혹시모를 가격 횡포에도 대처할 방법이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전자협회는 따라서 사실상 지난 20년간 민간AI센터에 의해 국내 양돈업계에 돼지인공수정이 정착, 생산성 향상을 뒷받침 해온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정부 차원의 생존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골목상권 보호업종’의 시각으로 접근한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에 대해 “돼지인공수정업계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등 종개협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모색해 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