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분석, 항체율 44%…주변국 발생 증가
“모돈만 접종케” 양돈업계 요구 수용불가 시사
방역당국이 국내 돼지에 대한 FMD백신접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FMD진단과 박종현 연구관은 지난 23일 열린 돼지FMD·열병박멸대책위원회(이하 박멸위)에 참석, ‘최근 FMD 발생동향과 전망’에 대한 발표를 통해 인근 국가들의 발생 현황과 국내 돼지의 백신항체양성률을 설명하며, 이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이는 내년부터 비육돈접종을 중단하자는 요구에 대한 방역당국의 부정적인 입장을 짐작케 한다는 점에서 양돈업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병규 신임 대한한돈협회장이 새로운 위원장에 만장일치 추대된 이날 회의에서 박종현 연구관은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 인접국가의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FMD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올해는 더욱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역시 그 발생이 보고되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으로부터 유입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데다 대만의 경우 백신소홀로 인해 FMD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돼지의 FMD 백신항체 양성률이 비육돈을 중심으로 평균치 이하에 형성되고 있는 만큼 그 어때 보다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박종현 연구관에 따르면 모돈과 비육돈을 합친 돼지의 FMD 백신항체 양성률은 9월 현재 59.7%로 60%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 97.4%, 염소 84.5%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모돈 항체양성률이 78.7%로 그나마 평균 수준을 넘었지만 비육돈의 경우 44.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박종현 연구관은 이에대해 “사독형태인 FMD 백신을 (비육돈에는) 한번만 접종하고 있는 만큼 사실 놀랄일이 아니다”며 “두 번은 접종해야 만족할 효과를 기대할수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국내 돼지에 대한 백신접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비육돈(자돈구간) 접종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해온 양돈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돈업계의 요구에 대한 검역본부의 시각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한돈자조금 사업 관련 일정으로 이날 박멸위 회의 도중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던 이병규 한돈협회장은 “(자돈구간의 접종중단 요구에 대해) 정부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닌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FMD 백신 제품의 효과와 부작용, 양돈농가의 피해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반드시 자돈구간의 접종이 중단돼야 한다는 협회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병규 회장은 한돈협회장 후보 당시부터 줄곳 FMD 백신의 자돈구간 접종 중단을 강조해왔다.
이에따라 검역본부의 분석을 토대로 정부의 공식입장이 확정될 경우 양돈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