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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종축원·서울농대 첨단 젖소개량 포문 열었다

■ 화제 / 처음 밝혀진 국내 첫 젖소 수정란이식史

조용환 기자  2014.01.09 11: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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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조용환 기자]

 

임경순 서울대 명예교수, 송년모임서 32년전 기록 밝혀
조윤연 종축원 과장 ’81년 수정란이식 기술 중요성 인식
서울대·美 교수팀과 수차례 공동연구…송아지 생산 성공

 

국내 최초로 E·T(수정란이식)에 의해 태어난 젖소는 32년 전 美Elsden교수팀과 서울대 임경순 교수팀·국립종축원(축산과학원 전신) 조윤연 과장팀에 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대 임경순 명예교수(80세)가 구랍 26일 축시동우회(축산과학원 퇴직자 모임)송년모임에서 국립종축원에 재직했던 조윤연 과장(82세)과 80년대 초반 함께 추진했던 E·T연구사업을 중심으로 나눈 대화내용과 1982년 2월부터 1983년 2월까지 기록한 일기장에서 밝혀졌다.
임경순 교수는 “1981년 프랑스 대사관에서 소 E·T 영상물을 본 조윤연 과장은 유전적으로 우수한 송아지를 대량 생산키 위해서는 E·T기술을 응용키로 하고, 당시 지설하 원장(작고)에게 보고하여 연구비를 확보했다. 이듬해(1982년) 2월8일 이광원 연구관이 나의 연구실을 방문, 이용빈 교수(작고)와 함께 내린 결론은 당시 국내 기술진은 소 E·T에 관해 이론지식은 있으나 실무경험이 없어 외국의 기술진과 동결수정란으로 이식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특히 임경순 교수는 “조윤연 과장 말에 의하면 미국대사관과 미국 홀스타인등록협회에서 추천한  Elsden교수는 이론과 실기경험이 많았다”고 말하고 “나의 일기장 메모에 의하면 1982년 6월29일 종축원에서 젖소 40두를 발정동기화 하기 위하여 PGF₂a를 2차 주사했다. Elsden 교수는 1982년 7월9일 종축원에서 동기화한 젖소 40두 가운데 19두를 가려내어 동결수정란을 이식했다. 동결수정란을 융해 후 글리세롤 제거를 위해 6단계의 희석절차를 거쳤다. 그런데 송아지 7두를 생산하는 조건이었으나 3두 분만에 그쳐 클레임을 걸어 2차 연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임경순 교수는 이어 “1982년 12월15일 미국의 수정란 이식회사의 Baker씨가 종축원에 와서 12월16일 수란우 30두에 E·T를 했다. 조윤연 과장 말에 의하면 이 연구에서도 송아지 생산두수는 계약조건에 미달하여 3차 연구를 시도했다”고 말하고 “1983년 2월19일 본인이 종축원에 가서 E·T성적을 검토했으며, 2월21일 편지를 써서 2월23일 Baker씨에게 보냈다. 1983년 10월27일은 종축원에서 젖소 8두에 수정란을 이식한 외국인은 영국인 Mahon씨로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이같이 수차례에 걸친 연구는 임경순 교수 지도아래 석호봉 연구관 등에 의해 논문으로 작성되어 한국축산학회지에 실려 후학에게 큰 도움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연구로 조윤연 과장은 당시 미국 홀스타인등록협회 초청으로 미국여행을 했는데 통역은 대학동기이면서 당시 한국종축개량협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했던 박신호 박사(작고)가 했다 한다.
국내에서 국립종축원과 서울대학교 임경순 교수팀이 공동으로 소 E·T 시험연구를 시작했던 때는 젖소검정사업이 이뤄지기 전으로 젖소기록은 전무하다. 다만 검정사업초기인 1985년 두당 평균 4천957kg였던 두당평균 유량은 2012년 9천700kg을 상회하여 ICAR(세계가축기록위원회) 4위에 랭크될 정도로 향상됐다. 이의 1등 공신은 혈통을 중시한 체계적인 개량사업은 물론 E·T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 장을 열고 기반을 견고히 구축하는데 있어 국립종축원과 서울농대 등의 역할은 아주 지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