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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지만…여기서 끝내자” 방역의식 다잡아

전북 고창 고병원성 AI 발생현장선

김영길 기자  2014.01.20 10: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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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방역초소 발생농장 1㎞전 설치
군인·경찰 투입 진출입 통제
농가 방역지원 발벗고 나서 3차 걸쳐 소독

 

발생현장에서는 “안타깝다”는 토로와 더불어 “여기서 끝낸다”는 방역의식이 넘쳐났다.
방역초소는 발생 농장 약 1km 전에 설치돼 농장으로의 진입을 원천봉쇄해 놨다. 초소에서는 차량과 사람 진입을 막는 방어선이 처져 있고, 길 바닥에는 생석회와 소독약이 잔뜩 뿌려져 있다.
초소 구성을 다듬으려고, 도로 곳곳에서는 차단방역 공사가 한창이다. 초소에서는 저 멀리 발생농장이 보이고, 그 인근에서 아직 매몰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전해진다.
간혹 방역관련 차량만이 농장쪽으로 향하는데, 그러면 소독조에서 뿜어내는 새하얀 소독약이 차량을 덮는다. 탑승자 역시 소독과정을 빼지 않는다. 초소 근무자는 “발생당일(16일)부터 차량과 차량진입을 막고 있다. 주민들은 차를 밖에 세워두고 소독을 거친 후에 집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혹시 라인 안쪽으로 물품을 들이려고 하면, 초소 앞에서 기다려야 하고, 방역차량이 가지러 온다. 그게 다가 아니다. 1차 초소에서 500m 가량 떨어져 있는 2차 방역초소에서는 또 다시 소독약을 연신 뿌려댄다. 농장 입구에서도 한번 더 소독세례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번 현장에는 진출입을 통제하는 군인과 경찰, 그리고 방역을 지원하러 나온 인근 농가들이 눈에 많이 띈다.
한 농가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리산업은 물론 축산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더 이상 확산을 막으려고 자원하겠다고 밝혔다.
초소주변에는 인적이 뜸하다. 취재 또는 방역 관계자들이 대다수다. 이따금 불편함을 호소하는 주민과 마찰음도 들린다. “조금만 참아달라”고 당부하는 초소근무자들이 괜히 안쓰러워 보인다.
초소 관계자는 다행히 발생농장 인근에는 조류사육 농가가 없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3km 이내에는 여러 농장이 있기 때문에 참 우려스럽고,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발생농장과 약 7km 거리를 두고 있는 고창군청에는 방역상황실이 꾸려졌다. 여기에는 지자체 뿐 아니라 농축산부, 검역본부, 방역본부, 군 등 방역관계자들이 현황판을 예의주시하며, 효율적 방역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된다.
어제 왔다는 이동식 농축산부 사무관은 “관계부처간 협조가 잘 된다. 고창에서는 잘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역학관계자는 발생원인을 두고 “좀더 조사해 봐야 한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농장 주변에는 여러 저수지(신림, 동림저수지 등)가 많다”고 지적, 간접적으로 철새 이야기를 꺼냈다.
마침 현장을 찾은 박용호 검역본부장은 “GPS 등을 활용해 농장을 들른 차량의 이동경로가 상당부분 확인됐다. 이번 역학조사에 GPS 역할이 컸다. 충북지역으로 건너간 오리병아리 분양이 걱정이다”라고 밝혔다.
초동방역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됐다. 한 상황실 근무자는 “이번 농장이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소독 등 방역의식도 꽤 무장돼 있다”며, 산란율 저하 등 임상증상 직후 신고해 초동방역팀이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