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계열사 직영농장확대로 주문량 못따라가”
양계협, 수입업체에 가격인상 유보 공문 발송
국내 주요 원종계 업체들이 새해들어 종계병아리의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종계 농가들의 불만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계 입식수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에서 가격 인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종계병아리 가격이 삼화원종의 경우 기존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했고, 청정원종도 3천800원에서 4천300원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원종의 경우는 4천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을 추진했으나 현재는 보류한 상태로 전해졌다.
농가들은 종계 병아리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가격인상의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8일 열린 양계협회 종계부화분과위원회에 참석한 농가 중 한 명은 “육용종계 입식 물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병아리 가격을 내리면 내렸지 올릴만한 이유가 없다”며 “가격 인상에 대한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회장 이준동)에 따르면 지난해 종계 입식수수는 708만수로 이는 2012년 686만수에 비해 3.2% 증가한 수치다.
2012년 종계 입식수수가 많아 지난해 초 자조금 30억원을 들여 종계도태사업을 추진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708만수라는 수치는 공급과잉에 따른 불황이 예고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원종계 업체들이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지난해 총 수입물량을 16만2천수로 제한하는 자율쿼터제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부율이 지켜지지 않아 종계의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실효성 있는 수급조절 방안이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하지만 원종계 업체들은 이러한 농가들의 주장과는 달리 종계 병아리의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공급량 부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종계 입식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들어 육계 계열화업체들이 종계 직영농장을 확대하면서 주문량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종계 병아리가 부족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계협회는 우선 4개 원종계 수입 업체에 공문을 통해 가격 인상을 유보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원종계 업체들이 업계의 상황을 깊게 헤아려 대승적 관점에서 가격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경기가 안정될 때까지 유보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