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4>
대은농장 권대경 대표의 한우 이야기는 199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기도 지방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어릴 적 고향에서 보아왔던 한우를 사육하기로 마음먹고 본격적인 한우 사육에 앞서 목부 생활을 하며 한우 사육의 꿈을 키웠다. 그해 11월 영주시로부터 귀농자금 1천700만원을 지원받아 우사를 임대하고 암송아지 25마리와 수송아지 10마리를 입식했다. 이후 3년 동안 소 한 마리 팔지 않고 꾸준히 사육한 결과 수송아지 10마리가 모두 큰 소가 됐다. 이 수소를 팔아 현재의 농장 기틀을 마련했다.
“종자에 답 있다”…개량 매진
철저한 기록·관찰이 노하우
수정란이식사업 참여 새전기
자체생산 밑소 비육 큰 결실
귀농을 통해 한우농장을 시작한 권 대표는 한우 번식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체계적인 사양관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2006년에는 번식연구회를 결성하여 한우 번식에 관한 노하우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2007년에는 축산산업기사 자격증과 인공수정사 면허증까지 취득했다. 축산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축산전문가로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대은농장에서 생산된 암소는 전 두수 등록을 마치고 개체별 사후관리에 들어갔다. 우선 암소 개체별 후대 축의 자질에 주목했다. 특히 수송아지는 비육후 도축시 성적을 살피며 해당 어미소의 도태여부를 결정했다. 성적이 뒤떨어지는 암소는 과감하게 도태되고, 성적이 우수한 암소가 종빈우로 활용되고 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대은농장의 2009년은 암소 개량의 또 다른 전환기가 된다. 그동안 활동해 왔던 번식연구회가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것은 수정란 이식을 통한 송아지 생산이었다. 경북축산기술연구의 기술 협조를 받아 국립축산과학원과 수정란이식 MOU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정란 이식을 통해 8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했다. 그 중 암송아지가 3마리였고, 수송아지는 5마리였다. 이 수송아지 3마리를 거세비육하여 25개월령에 출하했는데, 각각 1++, 1+, 1등급을 받았다. 결코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 결과 대은농장은 지금 번식우사 400평, 비육우사 100평, 퇴비장 30평, 방목장 200평 규모에 혈통 등록우 40두와 고등 등록우 30두를 보유하며 2013년도에 농협개량사업소로부터 한우육종농가로 선정되어 한우 개량 선도농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권 대표는 소 개체마다 일일이 세심하게 관찰하다 보면 소의 건강 상태를 거의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가 되새김질하면서 흘리는 침을 살핀다든가 분변의 상태를 살핌으로써 소의 건강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처치를 하면 큰 실수 없이 소를 사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개량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번식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가던 대은농장은 2012년에는 개량효과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그것은 자체 생산 된 수송아지를 비육한 결과다. 2010년에 생산된 수송아지 전 두수를 생후 6~7개월에 거세를 실시한 후 생후 24~26개월에 29두를 출하했다. 지난 2013년 6월 그 결과가 나왔는데, 1++등급 9두, 1+등급 10두, 1등급 9두, 2등급 1두 였다. 평균 도체중 410.9kg, 등심단면적 98, 근내 지방 6.5, 등지방 두께 11.4, 육량지수 67.1이었다. 비육기간을 크게 단축시켰는데도 전국 평균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자체 생산 송아지를 비육한 결과 그 효과는 비육기간 단축에도 불구하고 높은 등급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리당 평균 월 15만~20만원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두당 60만~80만원의 생산비를 절감한 것으로 29마리 출하한 것을 감안하면 1천740만~2천320만원을 절감한 것입니다.”
권 대표는 이것이 바로 개량의 효과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덧붙였다. 개량 효과를 피부로 느낀 것은 이 뿐이 아니다. 대은농장에서 생산된 송아지는 시중 가격보다 최소한 2배나 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이렇듯 개량효과를 확인한 이상 앞으로 개량에 더욱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