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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제 시대, 양축현장 수의사 기근

처방제 시행 이후 수요 늘며 인력난 더욱 심화

김영길 기자  2014.02.17 1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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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열악한 처우·여건에 산업동물 분야 기피 일쑤
양성교육 인프라 구축·제도지원 등 대책 시급

 

축산 농장에서는 여전히 수의사 부족문제를 토해낸다. 아픈 가축을 조금이라도 빨리 치료해줬으면 하는 조급한 마음으로 수의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기다리라”라는 답변을 듣기 일쑤라는 거다.
특히 처방제 실시 이후에는 “수의사를 찾을 일이 훨씬 늘어났다”라며 좀더 곁에 수의사가 많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물론, 산업동물 수의사 수를 두고는 농가와 수의사 사이 견해차가 있다. 농장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수의사가 와줬으면 하고, 수의사 입장에서는 항상 대기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현재 동물병원과 수의사 수는 산업동물과 반려동물이 거의 반반씩 차지한다. 전체 6천380개소 동물병원과 8천625 수의사 수 중 반려동물 동물병원은 3천110개소이고 수의사 수는 4천408명이다. 나머지에는 수생동물과 야생동물이 포함돼 있지만, 대다수가 산업동물 분야다.
하지만, 이 집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체감지수는 확연히 다르다. 반려동물은 넘쳐나는 데 산업동물은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수의사들 역시 산업동물 수의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여건이 따르지 않아서 산업동물 임상분야 진출이 쉽지 않을 뿐이라고 토로한다.
특히 수의과대학생 때부터 산업동물 임상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흥식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장은 “결국 처우에 달려있다”라며, 소득이라든가 근무조건, 자녀교육 등 환경이 열악하고 향후 비전이 그리 밝지 않기 때문에 수의과대학생들이 일찌감치 산업동물 임상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동물 임상 진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잠재력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그러한 면에서 교수진 확보와 교육프로그램 개선도 적극 힘써야 할 사항으로 거론된다.
박최규 경북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가축 부검 한번 해보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수의과대학에서는 산업동물 임상과 관련, 현장경험이 풍부한 교수를 초빙해 알찬 강의를 제공해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역별, 축종별 특성화 수의과대학을 육성하는 것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한 대학이 모든 축종을 커버할 수는 없다”라며 한 지역을 묶어 교수와 학생들이 특정가축 질병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배우도록 수의학교육 정책을 가져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동물 공동 임상실험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 활용도 꽤 훌륭한 대안이 된다는 것이 수의학교육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유한상 산업동물임상교육연수원장은 “연수원은 모든 수의과대학생과 산업동물 임상수의사들이 함께 쓰는 공간이다. 연수원을 통해 산업동물 임상 수의사들이 대거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산업동물 임상수의사 진출을 독려할 수 있는 근무 및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각 시도별 소규모 진료비 지원, 산업동물 임상 인터넷 교육 시스템 운영, 가축질병 공제제도 도입 등이 진행 또는 건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