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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농장 만들기 ‘우보천리’…뚝심의 한우인

강원 춘천 ‘봉의한우목장’김봉림 대표

■춘천=이동일 기자  2014.02.17 14: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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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춘천=이동일 기자]

 


 

>> 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6>

목장의 성패는 결국 성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 성적을 만들기 위해서는 탄탄한 암소기반이 있어야 한다. 이에 주목하면서 오랜 기간 묵묵히 암소개량을 이어온 목장이 있다. 돈보다는 좋은 목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김봉림 대표의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좋은 소 만들겠다” 강한 신념
 우량암소 기반 탄탄히 구축 
 육종농가 선정 ‘새로운 시작’
 매년 달라지는 성적 큰 보람

봉의한우목장(대표 김봉림)은 한우 고등등록우 30두에 혈통등록우 116두를 포함해 총 186두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목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은  외지인의 출입이 많지 않다는 것은 질병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는 점을 빼면 모든 점에서 어려움이 많다. 특히나 가파른 진입로는 겨울철이면 수시로 빙판길로 변해 사료를 제때에 공급받지 못함은 물론 김 대표가 직접 나서 길을 치우지 않으면 이곳은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고립지역이 되기 십상이다.
어려운 여건이었기에 김봉림 대표는 더욱 분발했다. 주변여건이 어려웠기 때문에 최고의 소를 만들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개량을 통한 우량 암소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여건은 어려웠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천천히 하나씩 해나갔다.
능력이 우수한 암소를 선발해 그에 맞는 정액을 수정해 개량이 진행되고 선발과 도태가 거듭되면서 목장은 좋은 암소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는 곧 성적으로 나타났다. 당장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1년간 성적을 놓고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예전만 해도 평균 1등급을 목표로 했었지만 이를 넘어 작년에는 평균 등급이 1+등급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졌다. 사육기간을 좀 더 늘려 잡으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했지만 추가되는 사료 값을 감안하면 지금 정도의 성적도 과히 나쁘지 않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 목장의 암소들 중 50% 이상은 이미 일정 궤도에 오른 고능력 암소라고 자부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김봉림 대표가 자신의 소에 대해 대단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내가 진심을 다해 노력한 만큼 인정받고 싶다. 송아지를 잘 팔지도 않지만 우리 목장의 암송아지는 내 노력에 대한 평가다. 그래서 그 가치 이하로는 절대로 팔지 않는다. 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나 스스로 인정을 받고 싶고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팔려고 한다”고 말했다.
봉의한우목장은 2012년도에 한우육종농가로 선정됐다.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의외로 좋은 성적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오랜 기간 습관처럼 해왔던 기록과 목장관리가 주효했던 것 같다며, 단기간에 준비한다고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육종농가로 선정되었지만 지금은 육종농가 프로그램을 따를 수 없다고 말해 의문이 생겼다.
현재 농장에 진행 중인 계획교배가 있기 때문이다. 나름의 노하우로 매년 성적이 개선되고 있고,  물론 우리목장 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농가들이 훨씬 많지만 그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것이 나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성적들이고 노력의 성과들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사양관리는 특별한 것이 없다. 굳이 하나 꼽자면 조사료는 무조건 자율채식이라는 것이다. 될 수 있으면 고품질 조사료를 주면 좋겠지만 생산비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대신 볏짚이라도 소가 먹고 싶은 만큼 충분히 급여하고 있다.
김봉림 대표는 “처음 교배등록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 놀라움과 함께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한우농가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고령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본인 역시 적지 않은 나이에 한우사육을 시작했고, 늦었다 생각하기 보다는 하나하나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지금에야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