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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통한 개량으로 개체별 능력 정확히 파악

충남 천안 ‘성준농장’ 박학래 대표

■천안=윤진상 기자  2014.02.27 16: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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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천안=윤진상 기자]

 

 

>>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8>

내 농장의 모든 소를 한번만 딱 보면 그 소의 능력을 압니다. 충남 천안 성준농장은 현재 사육중에 있는 수송아지는 어느 정도의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 암송아지는 어떤 능력을 갖고 태어났는지, 13년전 개량을 처음 시작하면서 개체의 철저한 기록을 했던 것이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자신만의 전산프로그램 만들어
농장 전체 소 능력 한눈에 파악
육성기 제1위 발달 중요성 강조
맞춤정액 선택…계획교배 철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교촌리에서 성준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박학래(56세)대표는 번식우 88마리, 거세비육우 96마리, 송아지 80두 등 총 264두의 한우를 일괄사육하고 있다.
박 대표의 개량의 핵심은 기록에서부터 나온다.     
박 대표는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컴퓨터(엑셀)를 활용한 개체기록만을 고집하고 있다.
그의 컴퓨터에서 농장관리 엑셀을 클릭하면 성준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전체 소의 1등부터 꼴찌까지의 능력 순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번식우에는 어미, 아비의 기록과 분만일, 수정일, 분만예정일, 산차, 질병유무, 분만시 특이사항을 기본으로 도체중과 등지방두께 등 세부형질의 능력과 어미소의 도체성적과 아비(정액)의 능력, 형제·자매의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유전능력으로 번식우의 순위가 정해진다. 유전능력은 쉽게 말해 근내지방도 형질 능력을 표시한 것인데, 예상 근내지방도 점수와 숫자 옆에 다시 영어로 A, B, C를 표기하여 5점으로 점수가 같더라도 옆에 영어로 다시 A~C까지 점수로 세분화했다.
성준농장은 수소도 암소와 같이 능력 순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록하는 것은 암소에 비해 단순한데 어미소의 능력과 아비(정액)의 능력을 서로 대입시켜 출하할 때 예상 근내지방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박 대표가 나름대로 계산 공식에 따라 어미소의 능력과 아비의 능력을 점수로 환산, 더한 후 이를 2분의 1로 나눠서 출하 시 예상 도체중과 근내지방도를 점수화하여 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근거로 철저히 우량암소는 보호하고 능력이 떨어지는 암소는 도태시키고 있다.
박 대표는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외부에서 소를 전혀 구입하지 않고 있다.
개량의 기본인 개체의 기록을 철저히 컴퓨터를 통해 정리한 것도 60마리의 번식우를 입식하다 보니 암소 관리를 머릿속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말했다.
“개량농가에게는 소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량도 개량이지만 소를 만들어가는 작업입니다. 개량을 오래 하다보면 농장 대부분의 소의 능력은 선발과 도태를 통해 자연스럽게 체형이 일정하게 공산품화 처럼 됩니다. 체형도 커지고 근내지방도 이변이 없는 한 사양관리를 신경 쓴 만큼 원하는 등급이 나옵니다. 일반농가가 등급출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량혈통 밑소가 중요하다면, 개량농가는 반대로 사양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라는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에 박 대표는 육질도 중요하지만 육량등급에 더욱 신경 쓴다고 한다. 따라서 정액도 되도록이면 등지방두께가 얇아질 수 있는 정액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미경산우(처녀우)의 첫 수정은 14~15개월령에 실시하는데 발정은 그전에 오지만 조기 수정을 하게 되면, 수직 성장이 멈추고 수평성장만 진행되므로 키가 덜 자라게 되고, 유선조직의 미발달로 초유와 비유량이 적어진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또 난산의 위험이 있으며, 생산되는 송아지도 허약하다고 했다.
성준농장은 5년 전 천안에서 처음으로 무항생제 인증을 받는 등 친환경 한우고기 생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 대표는 개량을 지금보다 더 철저히 잘해야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혀 수익을 쫓을 수 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량한 암소는 최소 4~6산차까지 산차수를 늘려나가고 보호했지만 최근에는 3산을 하면 암소를 출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우량한 소를 선발하기 위해서는 3산차 이상으로 소를 생산해야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게 못하고 있다”며 “비육하여 출하되는 암소의 60개월령 이상과 이하의 가격차는 100만원이 넘어가는 실정이다. 송아지 단가가 높으면 괜찮은데 지금과 같은 현실에서는 암소의 산차를 늘리는 것 보다  60개월령 이하에서 출하하는 것이 수익이 더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노력으로 성준농장의 출하성적을 보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간 거세비육우 66두를 출하하여 1++18두, 1+29두, 1등급 18두, 2등급 1두의 성적을 기록해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1.2%를 기록했다.
2012년도에는 거세비육우 37두를 출하해  1++7두, 1+17두, 1등급 10두, 2등급 3두의 성적을 받아 1+등급 이상 출현율이 72.9%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30두를 출하하여 1++5두, 1+10두, 1등급 12두, 2등급 3두를 받아 1+등급이상 출현율이 50%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