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10>
“한우는 사료와 물로 자라지만 수익을 내는 것은 주인의 마음과 손길에 달렸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우선 행복해야 합니다.” 경북 영주시 단산면 옥대3리 471-1번지에 위치한 덕풍농장의 오삼규 대표는 이 같은 말은 농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확인된다. 농장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정원 또한 예사롭지 않다. 언 듯 보면 골프장 하우스클럽에 들어서는 기분이다. 오 대표가 왜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지 그 이유를 알만하다.
소비자 시대 미래 내다본 설계
소도 사람도 행복한 농장 조성
계절번식 도입·주간분만 실천
우분 숙성 퇴비화…논에 뿌려
오 대표가 축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친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부친이 양계농장을 경영해 왔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하는 것으로 축산과의 인연은 본격화 된다.
이렇게 양계에서 한우로 축종을 바꾸기로한 오 대표는 2003년, 양계사 1동을 한우사로 바꾸면서 한우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렇다고 한우 산업이라고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학에서 배운대로 우수 종축만 생산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한우 산업을 제대로 하기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영주시의 한우인공수정기술교육 수료는 그 시작이었다. 이후 자가 수정을 하며 개량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우선 시장에서 구입한 43두의 암소가 혈통이 등록돼 있었으나 믿을 수 없었던 오 대표는 43두 모두 기존 혈통을 무시하고 기초 등록을 했다. 그리고 근친을 피하며 육량 위주의 개량에 나섰다.
오 대표의 개량 노력에서 주목되는 것은 초기 8년 동안 육량 개량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일단 소를 크게 키워놔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개량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육질이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3년 전부터 육질 개량에 나서 최근에는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는 육량과 육질 동시 개량으로 효과를 최대한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또 덕풍농장은 효율적인 번식관리를 위해 계절번식을 도입하는 한편 점등관리를 통해 야간 분만도 없애 주간에만 분만시켜 농장 관리를 하고 있다.
질병 방역관리도 주목된다. 한우개량에 열중하고 있던 2007년 이웃에 있는 농장이 브루셀라병으로 농장 소 전체를 살처분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방역에 좀더 관심을 갖게 됐다.
오 대표는 무엇보다 먼저 농장내 전 두수에 대한 브루셀라 검사를 자발적으로 실시했다고 한다. 아울러 부루셀라가 외부로부터 유입되지 않도록 외부에서 구입하는 개체는 브루셀라 검사증을 반드시 확인하였고 농장 입식전 일정기간 격리하여 질병발생 유무를 다시금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도 잊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기적인 소독과 백신은 물론 전담 수의사로 하여금 전 우군의 건강을 사전 체크하여 치료보다 예방에 중점을 뒀다.
철저한 방역관리 노력은 더욱 쾌적한 환경의 농장 가꾸기로 이어졌다. 축산을 하게 되면 누구나 겪게되는 분뇨 처리는 축분 발효 기계를 설치하여 충분히 발효 숙성시켜 퇴비를 수도작에 뿌리는 방식을 택했다.
수도작 논에 축분 퇴비를 뿌리고 나서 거기서 나오는 볏짚을 되가져 올 수 있게 계약함으로써 수도작 농가는 비료를 확보할 수 있어 좋고 축산농가는 조사료를 확보할 수 있는, 그야말로 축산농가와 경종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자연스럽게 찾게 된다고 한다. 거기다 완전히 발효된 퇴비는 축사 깔집으로 이용, 농장내 악취를 줄임은 물론 해충도 줄어 농장 환경이 더욱 좋아졌음을 외부 방문객들이 평가한다는 전언이다.
덕풍농장은 이제 한 단계 더 진화된 농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 진화의 원동력은 소비자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덕풍농장은 일찍이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맛있고, 값이 싼 것을 원하기 마련이라며 소비자의 니즈에 눈떴다. 한우 고기가 아무리 맛있다고 하더라도 안전성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덕풍농장은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은 물론 친환경축산농장으로 지정받은데 이어 환경친화농장으로 지정 받았다.
덕풍농장이 환경친화농장임을 널리 알림은 물론 한우가격 하락으로 고생하는 한우농가에 희망을 주고자 ‘한우 농가에게는 용기와 희망, 소비자에게는 신뢰와 믿음’이라는 주제로 축산농가와 소비자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 대표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일본의 야스후쿠(安福) 종모우가 화우 개량을 많이 앞당겨 놓았듯이 덕풍농장도 우수한 종모우를 생산, 한우 개량에 나름대로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