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돼지가격이 급등하면서 정부와 양돈농가는 물론 돼지고기 수입업체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산, 바비큐 시즌겹쳐 오퍼가 올려도 수급 어려워
소규모 수입업체, 5~6월 돈가 급등 대비 지속 수입
2차 육가공업계선 후지가격 상승으로 수입 타진도
◆수입업계 움직임
최근 국내외로 부는 PED영향으로 업계가 시끄럽다. 국내에도 많은 농장에서 PED가 발생했고, 자돈 폐사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파악도 힘든 상황이다. 다만 자돈 5~6kg의 젖 먹이 때 폐사해서 죽는다는 것과 지난해 10월부터 PED 조짐으로 11~12월 많은 양의 자돈이 폐사한데 대한 심리적인 영향으로 3월부터 돈가가 급등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도 자국내 PED로 인한 돼지고기 생산의 피해정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로 인해 선물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3월 14일 돈육 선물가는 파운드당 1.19불로 2월초에 비해 약 28%가 상승한 가격이나 생돈 현물가인 파운드당 1.14불에 비해 그리 높은 가격이 아니다. 현지에서는 선물가격이 실제 공급상황보다 더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정도라는 것.
이렇다 보니 국내업계도 5월까지 미국산 목전지 추가 오퍼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입산이 2불로 국내가격은 5천200원선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가격으로 수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일본에서도 수입을 늘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물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칠레산이 자국 내의 소비가 좋아 물량이 줄어들었고, 최대 수입회사인 아그로 수퍼 물량도 한국물량을 줄였다”며 “현재 칠레산 삼겹살 국내 도매가격은 7천900원선으로 거래되고 있어 물량 잡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2월 현재 돈육 수입량은 2만1천190톤으로 전년대비 12.4%가 증가했으나 누계는 전년에 비해 11%가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미국과 유럽 등이 바비큐 시즌으로 오퍼가격을 올려도 물량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주목된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돈육수입을 많이 하려면 그만한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물량을 구할 수도 없고 FMD파동 때 대기업 위주로 움직였던 돈육수입업체들이 손해가 크게 나자 사업을 축소 내지는 최대한 작게 운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작은 업체들이 5월과 6월에 돼지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해 높은 오퍼 가격에도 계속적으로 수입을 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렇다 보니, 큰 업체들의 움직임은 크지 않으면서 소위 ‘개미군단’이 조금씩 조금씩 물량을 늘려 수입오퍼가격을 올리고 있다. 수입업계는 국내 상황이 호전돼 도축두수가 정상화되면 수입돈육이 결국 덤핑으로 시장에 나와 모든 업체가 다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될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시장은
PED가 돼지출하량이나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경우 늦어도 5월부터 그 세력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월말부터 박피 kg당 5천원대로 돼지가격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까지 5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만큼 5월에는 연중 최고가격으로 6천원대까지 점쳐지고 있다. 지육가격이 수직상승한 배경에는 부산물 가격이 3천원대에서 8천원대로 껑충 뛰었고, 돼지고기 공급량이 부족하면 그 가격이 더 높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육가공업체 한 관계자는 “대형 1차 육가공업체는 가공물량을 줄이고 지육으로 판매를 하고 있다. 삼겹살과 목살 등 부분육은 판매가 시원찮은 상황이다. 게다가 육가공업체로 출하하는 것이 돈이 되니 도매시장 물량이 크게 감소해 모든 업체가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원료육 구입부담이 큰 2차 육가공업체들이 물량부족으로 후지가격이 상승해 수입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1차 작은 육가공업체나 대형정육점이 2월 중순전까지 비축했지만 현재의 돈가로는 비축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 대부분의 목소리다. 다만 일부 언론이 말하는 사재기라는 표현은 그야말로 일부라고 지적했다.
대형업체 관계자는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더라도 소비자들이 한계선을 넘으면 가격을 더 이상 올릴 수가 없다. 한돈 점유율은 수입돈육보다 오리, 닭, 수입쇠고기 등에 더 영향을 받는 만큼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