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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관념 깨고 ‘실내 축산’으로 개량 선도

경북 김천 ‘대성농장’장선복 대표

■김천=장지헌 기자  2014.03.31 13: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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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천=장지헌 기자]

>>한우를 잘 키우는 사람들<18>

 

경북 김천시 대항면 대정리 480번지에서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대성농장 장선복 대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양체계를 강조하며 최근과 같이 어려운 축산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장 대표가 제시하고 있는 난관 극복 키워드는 한우 농가들에겐 생소한 ‘실내 축산’이다. 이 사육 방식은 한우 사육이 규모화되기 전 사육방식을 연상시키는 우사에서 한 마리, 한 마리씩 정밀 관리하는 방식이다. 그것도 비육우가 아닌 번식우다. 하지만 관행에 집착해서는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음을 장 대표는 사육현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개체별 정밀관리 환경 최적화
개량 초점 사료효율·육량에
소들 먹이쟁탈 스트레스 차단
불가식 지방문제 해결도

“실내 축산은 소가 초지에서 바로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먹이를 공급하는 것으로, 동물이 생육하고 번식할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을 갖추는 한편 동물에게 맞지 않는 자연 기후로부터 소를 보호하는 사육시스템입니다.”
장선복 대표의 설명대로 번식우사는 한 마리, 한 마리 개체관리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번식우들의 사양관리와 분만 등 모든 과정이 개체별로 이뤄지면서 번식우의 이동이 필요할 경우 한 사람이 칸막이를 이용, 원하는 곳으로 이동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복잡한 듯 보이지만 복잡하지 않다.
왜 이런 실내축산이라는 사육 방식을 택하게 됐을까.
장 대표는 소가 여러 마리 합사되고 있는 상황에서 힘센 소는 사료를 마음대로 먹고, 힘이 약한 소는 사료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육 방식이 과연 소에게 행복한 사육방식이냐고 묻는다. 그러니까 실내 축산은 힘이 센 소나 힘이 약한 소나 같은 양의 사료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사양 시스템이며, 한 마리 한 마리 분리해서 가둬두는데 따른 스트레스보다 더 큰, 먹이 쟁탈에 따른 스트레스를 없게 하는 사양 관리 방식이라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이 같은 실내축산을 15년째 해오며, 오늘과 같이 어려운 축산여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임을 확신하고 있다.
특히 대성목장의 개량 초점은 사료효율과 육량에 맞춰졌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가는 번식우 사양관리에 하루 2만2천~2만4천㎉를 급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농장은 그 절반인 1만2천㎉로 사양하고 있다”며 육종 목표를 아예 여기에 맞췄다고 말한다.
사료 효율이 좋은 암소만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사료 효율이 나쁜 소는, 다시 말해 일반 관행 사육 사료 급여량의 절반을 먹고 발정이 안 되거나, 착상이 안 되는 소는 가차없이 도태해버린다는 것이다.
개체별 절대적으로 같은 사양 조건에서 목표에 미달하는 소를 계속 도태하다보니 이제 고등등록우로 남아있는 소들은 사료효율이 월등히 높은 소들이다. 이 같은 육종 방향은 실제 농협개량사업소의 당대 검정에서도 새끼가 매우 큰 것으로 증명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개량 과정에서 대량종을 선발하는 이외의 성과도 거뒀다. 현재 사육되고 있는 암소중 대형종이 대략 15두 정도 되는데, 이 대량종은 보통의 암소와 같은 사료를 먹어도 번식우로서 자질 발휘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한다.
선발기준에 발굽 각도와 호흡기 질병 내성도 포함시켰다. 발굽의 각도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발굽의 각도는 45도가 적절한데 이 보다 낮아 발굽이 길어지면 체중을 지탱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렇게 될 경우 암소의 경제적 자질을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호흡기 질병 내성 여부를 살피는 것은 특정 정액의 경우 호흡기 질병에 유난히 약한 것이 있어서 이런 정액이 투입된 라인의 암소들 또한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발굽의 각도가 45도 이하인 암소는 무조건 도태하고, 그런 송아지를 생산케한 정액은 다음 수정 때 배제시킨다는 것이다. 호흡기 관련 정액 선택도 마찬가지다. 특히 실내축산에 있어 호흡기 질환에 대한 내병성을 강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장 대표는 도태 기준으로 온순성, 사료먹는 습성, 송아지 분만 육성 습관 등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로 인한 도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료효율이나 육량에 맞춰진 육종 방향은 최근 육질이 중시되면서 어쩔수 없이 근내 지방에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개량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말해 불가식 지방은 근내 지방이 아니라 등지방이나 장지방인 만큼 그런 지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육종이 이뤄지고 사양관리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육종을 통해 등지방 두께를 줄이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으나 사양 방식 개선을 통해서 그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실내축산인 것은 맞다. 또 이 실내축산이 일반화되기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다”라며 “앞으로 실내축산의 사양 기술을 정립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