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장 상당수 감염 2분기 피해 집중…폭등 가능성
돈가, 상황별 가상 시나리오 마련…능동대응 필요
봄 기운이 완연한 지금까지도 양돈현장을 위협하고 있는 PED.지난 겨울철 PED로 인한 자돈폐사가 향후 돼지가격에 미칠 영향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중순 열린 대한한돈협회의 돼지수급전망회의에서는 일단 그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 겨울철 PED로 인해 예년수준 보다 자돈폐사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출하시 영향은 3~4개월에 거쳐 분산돼 나타날 수 밖에 없다는게 그 배경이다.
더구나 올해 전체 도축두수가 1천550만두에 육박, 지난해 보다 줄었다고 해도 FMD 이전수준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한 요인이 됐다.
한돈협회 역시 전국의 지부를 대상으로 한 피해현황 파악 및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오는 5~7월 출하물량이 PED 여파로 인해 3~5%정도 감소, 전체 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정P&C연구소는 지난달 말 발간된 돈가전망 보고서를 통해 상반된 견해를 내놓았다.
올 2분기 돼지가격을 지육kg당 340원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보았다.
전통적으로 연중 최고가격이 형성되는 시점인데다 올해는 돼지가격이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온 것을 감안할 때 PED 여파로 돼지가격이 폭등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정P&C연구소는 민간병성감정연구소의 비공식 통계를 토대로 국내 PED피해를 추정한 결과 양돈농가의 25%에서 발생, 연간 출하물량으로 따지면 1.7% 정도 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물량의 60%가 2분기(4~6월)에 집중되면서 이 기간동안 총 27만두, 월간 5만4천두 정도의 공급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가정하에 돼지가격의 영향을 산출해 냈다.
이렇듯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의 돼지가격 형성 추이만을 놓고 본다면 PED로 인한 여파가 클 것이라는데 일단 분위기가 쏠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FMD이전보다 많은 물량이 출하 도축되고 있음에도 돼지가격이 초강세를 보이며 5천원대 안팎에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육가공업계의 한관계자는 “비슷한 숫자의 돼지가 출하된다고 해도 늘어날 때와 감소할 때의 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는게 시장의 특성”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 단 1%라도 더 줄어드는 추세라면 가수요까지 발생, 돼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대로라면 한돈협회가 추정한 자돈폐사 피해규모만으로도 돼지가격이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치 못하게 된다.
전세계적으로도 PED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가에서 돼지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도 그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 최근의 돼지가격 고공행진을 뒷받침해온 AI와 황사의 여파가 사라지고, 물가당국의 시장개입까지 이뤄질 경우 의외의 시장변화가 올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목할 것은 FMD사태 이후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폭등과 돼지고기 수입급증, 국내산 유통체계 붕괴, 그리고 가격폭락으로 이어지는 어려움을 겪어온 양돈농가들도 일정수준 이상의 돼지가격 형성은 결코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와 양돈업계 공동으로 향후 돼지가격 변화에 따른 몇가지 가상시나리오를 마련,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능동적으로 대응할수 있는 돼지가격 안정대책을 사전에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