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가원료 비중 높이고 단계별 급여 정착 유도
경제사료 비중 ‘껑충’…조합원 비용절감 ‘실감’
전세계적으로 곡물생산을 위한 토지는 한정적인데 반해 바이오연료의 생산과 세계적인 기상변화로 인한 식량자원의 감소는 지속적인 국제곡물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있다.
더구나 국내 양돈산업은 주요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돼지고기 수출국과의 연이은 FTA타결과 발효에 따라 돼지가격이 하향세를 보이는 시대적 상황은 부경양돈조합이 경제사료를 개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생산성은 유지되면서, 생산비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비 감축을 위해 저가의 대체원료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영양소를 낮추고 저가의 원료를 쓰면 돼지가 깨진다” “사료는 노란색이어야 한다” “고영양성분이 성장을 보장한다”는 인식이 양돈농가들 사이에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
부경양돈농협은 물러서지 않았다. 특정구간 사료의 비중이 높을 경우 비용부담은 큰 반면 장기간 성장촉진효과가 없는 만큼 사육단계의 세분화와 함께 고영양소 급여 보다는 합리적인 단계별 사료급여가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무엇보다 서울대학교 김유용 교수의 경제사료 검증실험결과가 큰 힘이 됐다. 일당증체량 뿐 만 아니라 육색, 산도변화, 보수력, 전단력 등 육질지표에서도 기존 사료와 큰 차이가 없었던 것. 그러면서도 현금판매가 기준 두당 2만원 이상의 사료비절감 효과를 기대할수 있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다.
부경양돈농협은 이에따라 저가원료를 투입하고, 검증된 첨가제만을 투입한 경제사료를 개발하는 한편 젖뗀돈(70~100일), 육성돈(100~150일), 비육돈(150~180일)으로 구성돼 있던 사육단계별 제품을 젖뗀돈(60~90일), 육성돈(90~120일), 비육돈 1(120~150일), 비육돈 2(150~180일) 등으로 보다 세분화했다. 이들 사료의 경우 구간별로 조단백질 함량은 2~4% 줄었다. 부경양돈농협의 예상은 적중했다.
우선 경제사료 경우 기존 제품보다 비육돈 사료의 생산비율이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양돈사료 중 비육돈사료의 비중은 8.2%, 그러나 부경양돈농협 경제사료의 경우 무려 18.6%에 달했다. 부경양돈농협에서 차지하는 경제사료의 비율도 꾸준히 상승, 돼지가격이 폭락했던 지난 2012년말에는 마침내 50%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낮은 돼지가격에 따른 일시적 유행’ 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지금도 50%에 육박하는 안정적인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경제사료 도입 이후 부경양돈농협 조합원들의 평균사료 단가의 변화(표참조). 연평균 사료단가가 kg당 520원 이하인 조합원은 전산농가 기준 지난 2012년 3%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무려 22%로 급증했다. 반면 600원 이상 농가는 아예 사라졌다. 그러면서도 전산농가의 평균 생산성은 지난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과에 고무된 부경양돈농협은 경제사료의 제품라인업을 생후 56일령 이하구간까지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시장점유율 확대와 함께 경제가치를 고려한 사료선택과 영양적 가치를 지속 홍보, 단계별 사료급여 체계를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