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수준 늘고 중국소 대비 가격·품질 경쟁력 우위
중국의 전문가가 한우고기가 중국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중국 연변대학 농학원장 엄창국 박사는 지난 2일 농협본관에서 열린 한우사업조합장협의회에 참석해 한우고기가 중국시장에 수출되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우고기가 미국이나 캐나다 쇠고기처럼 중국 전역에서 판매가 가능하겠냐는 노익한 함양산청축협장의 질문에 엄 박사는 “가능하다. 현재 가장 고급육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변소는 중국전역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연변소로는 도저히 고급육에 대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다. 한우고기가 중국에 들어오면 소비자에게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 박사는 “한중FTA가 체결되면 한우고기가 중국에 수입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소비된 고급육은 5만톤 정도로 그중 3만톤 이상이 수입육”이라고 말했다.
엄 박사는 한우의 가격경쟁력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엄 박사는 “5년 전만해도 한국의 축협 한우플라자에서 1++등급을 대접받을 때 너무 비싸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렇지만 지금은 직접 사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그만큼 중국의 경제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한우 1++등급이 현재 10만원 안팎에 팔린다는 얘기에 엄 박사는 “한국에서 10만원이면 600위안 정도인데 굉장히 싼 편이다. 현재 중국에선 한우고기보다 품질이 훨씬 떨어지는 쇠고기도 600위안인데 없어서 못 판다. 한우고기 3등급 정도가 한국돈 10만원에 중국 소비자에게 팔린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로 30대가 쇠고기 소비층이다. 샤브샤브와 불고기로 소비하고, 아직 구이문화는 형성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올해 정상적인 통로를 통한 쇠고기 수입량은 55만톤으로 예측했다. 매년 수입량이 35%씩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는 정상적인 통로로 40만톤, 기타 통로로 60만톤 등 총 100만톤의 쇠고기가 수입됐다고 밝혔다.
중국 소의 개량속도에 대해 엄 박사는 “연간 1천두 정도 출하하는 기업은 5% 미만이다. 연간 1~2두 출하하는 농가가 68%다. 소규모 사육이 주를 이루다보니 개량이나 사양기술에서 문제가 많다. 때문에 정부에서 대기업 위주로 지원금을 주고 있다. 그러나 고급육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엄 박사는 “중국인들은 이제 쇠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고급육을 대량 수입하면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수입육 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박사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의 소 사육두수는 1억500만두에 달한다. 이 중 젖소가 1천420만두, 연변황우는 100만두이다. 소 품종은 총 79종으로 순수한 중국재래종이 54종이며, 나머지는 도입교잡종이다. 연간 쇠고기 생산량은 651만1천톤으로, 고급육 비중은 0.2%인 약 1만3천톤에 불과하다.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약 3.28kg이지만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엄 박사는 연변황우가 중국 5대 명소에 선정될 정도로 고급육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변황우는 연변소와 리무진, 시멘탈종과 교잡시킨 것으로 20여 년 전부터 개량을 시작해 중국에선 가장 개량된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변황우의 목표체중은 32~36개월령 750kg으로, 연변황우 종축개량소에서 정액을 공급 중이다. 엄 박사는 “연변황우에 대한 고급육 사양관리 실험을 진행 중이다. 등지방, 마블링이 좋게 나오고 있지만 현재 최고급육이 한우의 1등급 수준이다. 중국은 등급제가 마련돼 있지만 공식적용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변대학농학원은 연변황우 개량과 고급육 연구를 총괄하고 있다. 연변황우의 기초가 된 연변소는 1820년대 함경도에서 조선인과 함께 연변에 정착해 만주소와 러시아 젖소 등과 교잡됐다. 연변소의 한우에 대한 유전자 근접도는 87%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