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개량은 좋은 소를 선발해 가는 과정이지만, 저는 나쁜 소를 도태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결국 같은 말이지만.” 충북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 산 70번지에 위치한 목우원 농장 이재성 대표는 개량이란 곧 좋은 소와 나쁜 소를 골라내는 일이라며 그 중에서도 나쁜 소를 골라 도태하는데 무게를 둔다.
이를 테면 소를 키우다 보면 자기 앞의 사료는 먹지 않고 옆에 있는 소가 먹는 사료를 헤집는등 성격이 나쁜 소가 있다. 이런 소는 미련 없이 도태한다. 또한 초산 암소가 자기 새끼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소도 가차 없이 도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태하는 소만 1년에 5~6두는 될 정도로 이 대표는 개량과 도태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다.
이 대표에게 주목되는 또 하나는 장기적인 안목이다. 개량 농가에 더욱 중요시 되는 장기적인 안목은 최근 어려운 한우 산업 환경 속에서 더욱 빛이 났다.
지난 2~3년새 소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농장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렵게 되자 부동산을 처분해 농장 운영에 보탠 것이다. 이럴 경우 여느 농가는 소를 팔아 운영 경비를 감당하는 것이 상례다.
실제 주위에서는 그렇게 잘 개량된 고등등록우라 할지라도 팔아서 농장 운영경비를 충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렇듯 한우를 사육하는데 있어 장기적인 안목으로 개량에 전념하면서 한우 사육 경력 7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올해 혈통등록우 60두에 고등등록우 14두 규모의 한우육종농가로 선정됐다.
“한우 사육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이후 우시장을 다니면서 보고 들은 것은 경쟁력있는 한우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밑 소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좋은 밑 소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개량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자연스럽게 개량 효과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주위에서 목우원농장의 소라면 가격을 깎지 않고 무조건 가져가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여기서 정액 선택과 관련, 의미 있는 경험을 말해준다.
“저는 정액 선택에 있어서 몇 가지 컨셉이 있습니다. 그것은 산차에 따른 것인데 첫째는 초산우는 등심단면적에 초점을 맞춥니다. 4산차 이상의 암소는 새끼를 잘 낳기 때문에 도체중에 비중을 둡니다. 그 중간 2~3차는 중간 정도의 능력을 감안하여 정액을 선택했습니다.”
흔히 정액 선택에 있어서 인기 있는 정액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농장에 맞는 적당한 정액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인기 있는 정액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강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매우 바람직한 정액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렇듯 앞만 보고 달려온 한우 사육 7년, 축산 경험이 수십 년에 이르는 축산인도 있지만 이 대표에게는 이 7년이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우 가격 하락이 2~3년 계속되면서 한우 농장 운영난에 부닥치면서 그 시간은 더욱 길게 느껴졌다.
그 한우 농장 운영난을 애지중지 키우고, 또 나름대로 열심히 개량해온 소를 팔지 않고 2억원에 상당하는 부동산을 처리해 농장을 지키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우를 좀 더 안심하고 팔 수 있는 판매장을 갖는 것입니다.”
이 대표는 한우를 잘 키워도 제대로 팔지 못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많이 보아왔고 또 실제 경험했다며 이제는 판로 걱정없는 축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그런 판로 확보 계획은 현재 서서히 준비중이며 뜻을 함께하는 한우인과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