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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박사가 한우를 직접 키우면 어떻게 될까?

이론만으로 한계 ‘현실의 벽’ 시행착오로 극복

■정읍=이희영 기자  2014.05.28 14: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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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정읍=이희영 기자]

 

>>선도농가 탐방 / 전북 정읍 ‘학자농장’

전북 정읍의 학자농장 이문연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한우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한우개량 전문가다. 이문연 박사는 한우개량기관인 한국종축개량협회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하며 한우개량과 관련된 이론은 누구와 대결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이러한 한우박사가 이론에서 벗어나 직접 한우를 키우고 있어 과연 한우박사가 키우는 한우는 어떨까 관심이 간다.

20여년 종개협 근무 개량지식 기반
가축시장 돌며 40두 개체 입식 시작
송아지 폐사 문제로 한 때 어려움도
직접 담근 천연발효액 사양관리 큰힘

정읍 학자농장 이문연 대표는 한국종축개량협회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한우개량업무를 총괄했던 한우박사다. 이문연 대표가 한우를 직접 키우기 시작한 것은 종개협을 퇴직하고 2006년 낙향하면서 시작됐다.
2년간 대전충남한우조합에 근무하기도 했지만 한우를 키우기로 맘을 먹고 축사를 짓고 2008년부터 송아지를 입식하면서 한우농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우개량에 대한 이론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기 때문에 전국 가축시장을 돌며 혈통등록우 중에서도 5∼6개월된 우수한 개체들만을 선발해 첫해 40두를 입식했다.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종축개량협회에 근무하면서 한우농가들을 대상으로 개량관련 교육을 수도 없이 했기 때문에 이론데로만 하면 한우를 키우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이문연 대표는 또 농장을 시작하면서 지역 한우농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전북한우협회와 전북한우사업단에서 그 동안의 쌓아온 전문지식을 전파하기 위해 농가 컨설팅 업무도 하면서 지역 한우농가들도 함께 개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한우암소개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읍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2011년도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노력도 있었지만 실제 한우를 키우는데는 어려움도 많았다. 우량소들을 입식해 송아지를 생산했지만 설사병으로 인해 폐사되는 등 수 없이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개량은 자신있었지만 사양관리는 완전 초보였던 것이다. 때문에 사양관리도 교과서대로만 했다. 송아지가 설사를 시작하면 백신을 주사하고 수액도 공급해줬다.
하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사양관리 방법으로는 현실에서 완벽히 대처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 박사의 도우미로 나선 것은 부인 한명순 대표였다. 한명순 대표는 수 십년간 한우박사와 결혼생활을 했지만 한 대표는 소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었고 전혀 알지 못하는 일반인 이었다. 소를 처음 접해 본 것도 농장을 시작하면서 부터였을 정도다.
한명순 대표가 가 주목한 것이 발효액 이었다. 각종 산야초로 만든 발효액을 물에 타 소에게 줬더니 주사를 놨을 때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다는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명순 대표는 “소나 사람이나 어미의 마음으로 정성껏 키워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 때부터 한 대표는 외상을 입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항생제는 물론 필수 백신 이외에는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담근 천연 발효액으로만 사양관리를 시작했다.
특히 학자농장의 송아지들은 태어나면 보약을 한 번씩 먹는다. 한 대표는 “최근 들어 송아지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는 했지만 개량이 잘된 송아지는 지금도 300만원을 넘는다라며 한 마리를 실패하면 300만원이라는 돈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꼴”이라며 “아무리 비싼 한약재라도 300만원을 넘는 것은 없다며 면역력을 높여주기 위해 인삼까지 다려 먹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부터는 학자농장에서 폐사된 송아지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지금까지 학자농장은 그 동안 규모를 늘리는데 집중해 오면서 투자만 해왔다. 한우를 길러서 낸 소득은 송아지 몇 마리 판매한 것과 지난해 거세우 몇 마리 출한 것이 고작이다.
이문연 대표는 장기적으로 농장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앞으로 5년은 더 두고봐야 한다는 말했다. 소 값 주기가 10년 전후로 나타나기 때문에 최소한 10년은 농장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