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전국의 축산관련학과 대학생 88여명이 충북 청원군 (주)팜스토리에 속속 들어섰다. ‘2014 전국대학생 소 품질평가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 대학생들의 소 품질평가 현장을 살펴봤다.
청원 팜스토리서 23개大 축산관련학과생 88명 경쟁
새벽부터 도축장 찾아 연습…평가사 직업 체험 기회
섬세함 무기 건국대 여학생팀 대상·단체상엔 한경대
이번 소 품질평가대회는 식육의 이미지 개선은 물론 정부, 산업, 학계가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국의 축산관련 24개 대학중 23개 대학이 참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참가자들은 대회에 나오기 한 달 전부터 대학 인근 도축장에서 축산물품질평가사와 함께 기본적으로 총 3회 6시간의 수업을 받았다. 적어도 10번이상 도축장을 찾은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현장 평가사들도 힘들다는 개체평가는 학생들이 감당하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대학에서는 10팀이 자체 모의테스트를 거친 뒤 2팀을 선발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필기고사를 비롯해 실기 대회(도체평가와 구슬평가)가 진행된 2시간 동안은 엄숙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한우도체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영어로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소 실기 평가 현장에서 자신의 키보다 두 배나 큰 400kg 내외의 소 도체 사이를 이동하면서 품질을 평가하는 모습은 긴장된 표정외에는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품질평가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는 지도교수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경대 공홍식 교수는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식육학 이론 외에 도체의 특성, 이력제, 축산법과 관련된 식육 기준에 대해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한경대가 단체상(차진아, 임효진, 김다혜, 곽민건)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회를 통해 축산물품질평가사업과 식육전반에 대해서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관심을 가진 것도 성과라면 성과였다. 참가소감을 묻자 상지대 학생은 “학교에서 실무적인 연습을 많이 했지만 대회라 그런지 떨렸다”며 “이번 품질평가대회를 통해 한우산업의 가치, 더 나아가 식육산업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대회 결과 건국대학교 김지영, 최나리 여학생으로 구성된 팀이 대상을 수상했다.
이 학생들은 “하루 왕복 네시간 동안 도축장을 왔다갔다해야 하고 특성상 새벽 5시경 집을 나서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며 “하지만 축산물품질평가업무를 몸에 익히고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재미있었고, 품질평가사에도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현장에서는 청년실업 해소와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현장 채용설명회도 개최됐는데, 참가 대학생들은 축산물품질평가사라는 직업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 정육점도 허투루 지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 대회를 후원한 마이클 휘누칸 호주축산공사 지사장은 “이 대회를 후원하며 세계 대학생 식육평가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한호주 양국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젊은 세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며 “쇠고기산업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영 축산물품질평가원장은 “앞으로 이 대회가 정부, 전국한우협회, 학계 등과 공동으로 협력해 어려운 축산업의 국민적 이해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