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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류>고돈가에도…끝나지 않은 FMD의 그늘

이일호 기자  2014.06.23 15: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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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FMD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11년 눈물을 머금고 돼지를 살처분해야 했던 경기도 용인의 K씨는 두당 70만~100만원씩 주고 후보돈을 재입식 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격이 치솟던 후보돈을 구입 하려다 보니 정부의 재입식 자금만으로는 부족, 사료회사 돈까지 빌려야만 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희망은 절망으로 변했다.
이들 모돈에서 태어난 자돈이 출하될 시점부터 돼지가격이 폭락, 오히려 빚이 늘어나면서 4억5천만원에 달하게 된 것.
“몇개월 전부터 돼지가격이 오르며 돼지 출하 정산금이 나오는데로 일부 빚을 갚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정부 지원 사료구매자금을 활용해 일부 상환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1억5천만원의 빚이 남아있다”는 K씨는 “그런데 재입식 자금 상환기간이 도래했다.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갚을지 앞이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몇 개월 좋았다고 빚 청산됐겠나”

 

재입식농가, 여전히 많은 부채…정부자금 상환불가
상환연장·금리 1%로 조정 요구…농축산부 ‘난색’

 

‘불황’ 2년간 빚 늘어
최근 돼지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지만 FMD 재입식 농가의 얼굴에는 어둠이 가득하다.
정부의 재입식자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고금리의 일반 대출금으로 갈아타야 하는 상황. 열심히 재기에 노력한 덕분에 조금은 줄일 수 있었던 빚이 다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나마 담보 능력이라도 있는 농가에 국한된 것이지만 말이다.
FMD 사태 당시 살처분 농가들이 집중돼 있는 대한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회장 손종서)는 이에 따라 지난 17일 이병규 한돈협회장, 농림축산식품부 김종구 축산경영과장, 경기도 김성식 동물방역위생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4년 3차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역시 살처분 조치를 피할 수 없었던 강원도협의회 김용환 회장과 박정유 전 강원양돈조합장도자리를 함께한 이 자리에서 재입식 농가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전하며 재입식 자금 상환기간 연장과 금리 인하를 거듭 호소했다. 경기도 연천의 L씨는 “지난 2년여에 걸쳐 불황이 지속됐고, 돈을 벌 수 있는 돼지가격은 불과 몇 개월째다. 더구나 출하할 돼지가 적으니 가격이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주위에서는 요즘 돼지값을 보고 이제는 고생끝났겠다고 말한다. 속이 뒤집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애당초 비현실적 지원조건
그러다보니 애당초 단기상환에, 3%라는 금리를 재입식자금 지원조건으로 마련한 정부의 대책 자체가 비현실적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포의 한 원로 양돈인은 “살처분 농가가 출하에 나서는 시기를 감안하더라도 어떻게 빚을 진지 1~2년내에 갚나, 최소 5년이상은 돼야 하지 않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정부의 특별한 혜택이라는게 ‘금리 3%’ 냐”고 불만을 토로했고, 포천의 C씨는 조달금리를 상회하는 재입식 자금 지원조건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양평의 P씨는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대통령 후보시절 축산이 국가 근간산업이라고 언급하신 만큼 정부를 믿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주의 한 양돈농가는 FMD 재입식 자금과 관련해 지역양돈농가의 협의 결과를 전하며 “금리를 1%로 하향 조정하는 한편 상환기간을 3년 연장하되 5년 균분상환이 가능토록 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재정당국 설득 힘들다”
정부는 이같은 양돈농가들의 요구에 대해 일단 난색을 표출하고 있다.
김종구 축산경영과장은 이날 “돼지 4천두만 되더라도 매출이 10억원을 넘는다. 그러다보니 예산당국에서는 중소기업 지원과 비교해 파격적인 혜택의 금리요구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운영비 지원도 2년을 넘지 않고 있는데다 다른 축종과의 형평성을 감안할 때 재입식 자금의 상환기간 연장도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종구 과장은 다만 재입식 농가들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 지속적으로 (재입식자금 상환연장과 금리인하에 대해)재정당국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반기 사료구매 자금의 조기집행과 함께 내년도 예산규모를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되, 금리는 지난해 정도로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음을 전했다. 사료구매자금의 활용방안을 양돈농가에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병규 한돈협회장은 “재입식농가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협동조합과 연계해 농가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