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며 농가참여 독려
창립 1년새 회원 60여명
고충·고독 교류로 해소
충북낙농청년분과위원회(위원장 곽노준)는 지난 2013년 5월에 4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1년여 만에 60여명 가까이 참여하는 충북지역의 청년 낙농인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미래 낙농산업의 주역이 될 청년 낙농인들의 모임이 있어야겠다는 취지에서 추진위원들이 발로 뛰며 땀 흘려 만들어낸 소중한 모임이다.
당시 추진위원으로 활동한 이용욱 낙농육우협회 청년분과위원장은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말하지만 당시에는 몇 번씩 때려 치고 싶었을 만큼 힘든 일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추진위원들은 충북도내 각 지역을 발로 뛰면서 청년 낙농가를 만나 이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 지금에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회원들이 이 모임에 갖는 애착은 남다르다.
김정민 총무는 “회원들 모두가 친형제 이상으로 서로를 아끼고 위해준다. 굳이 공식적인 모임이 아니라도 서로 연락해 만나 식사를 같이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9일 증평 좌구산 휴양림에서 가진 워크샵<사진>에서의 모습은 이들이 얼마나 강한 유대를 갖고 있는 사이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어느 한 두 사람이 아니었다. 모두가 함께 행사준비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고, 서로가 서로를 더 챙기기에 바빴다.
이들에게는 서로가 같은 환경에서 같은 고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었다.
곽노준 위원장은 “어떤 이유가 됐건 청년 낙농인들이 겪는 고충은 모두가 비슷하다. 이런 고민과 외로움은 비슷한 환경에 있는 동료들과의 교류를 통해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목장에서는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버지 밖에 없지 않냐? 어지간한 인내심 없이는 이런 외로움이나 고독감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다”며 “우리 모임의 목적은 거창하지 않다. 그런 비슷한 입장의 청년 낙농인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 서로에게 친구가 돼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여러 가지 이유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청년 낙농인들을 가입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임원회의를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개최하는 것도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신관우 충북낙협 조합장은 “머지않아 우리 충북지역 낙농을 책임질 사람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기성세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때로는 형으로 때로는 선배로 때로는 동생으로 때로는 후배로 때로는 친구가 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건강한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고민 나누는 동료 존재가 큰 힘
>>인터뷰 / 곽노준 충북낙농청년분과위원장
“가족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 있고,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오로지 낙농을 하고 있는 동료가 아니면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있다. 그런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의 말에서 청년낙농인들의 현실에 대한 오랜 고민이 묻어났다.
곽노준 위원장은 아직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동료 청년 낙농인이나 예비 2세 낙농인들에게 말했다.
“젊은 나이에 목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고된 노동의 무게를 견디는 것 이상으로 외로움의 무게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라며 “그걸 온전히 혼자서 견디려하는 것은 미련한 행동이다. 내 고민을 들어줄 수 있고, 나의 친구가 돼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젠가 좋아지겠지 라며 막연하게 기다리지 말고 문을 열고 나오면 지금의 무게를 나눠짊어질 수 있는 동료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