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우유가 부도를 맞았다.
어느 업체나 부도가 날 수는 있다. 하지만 유업체의 부도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목장에서 매일 생산되는 원유를 이곳 유업체에서 수집해가기 때문에 유업체의 부도는 납유농가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이다.
이번 영남우유의 부도로 인해 7개 목장이 하루아침에 납유처를 잃었다.
2개 목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나머지 5개 목장은 현재 낙농진흥회에서 한시적으로 제한적인 물량을 받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도청의 담당자는 최근 집유주체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들 낙농가들의 절박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30년 가까이 낙농만 해오신 분들이다. 어렵겠지만 제발 우리 농가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쿼터 이력제가 시행되지 않고, 만약 원유가 모자랐다면 이들 목장의 우유는 어디로든 갈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안 된다. 모든 유업체가 재고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상황에서 이 목장의 우유를 받아주는 곳은 없다.
이들 목장이 구제될 수 있길 바라지만 이로 인해 낙농업계의 큰 약속이 깨진다면 이후에 얼마든지 이를 악용한 사례가 나올 수 있고, 업계에서 정한 규칙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낙농인으로 살아오신 이들이 낙농인으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길 바라고, 이런 분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이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기를 더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