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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현장>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 전문가 양성 과정

김은희 기자  2014.07.09 16: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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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은희 기자]

 

나이도 이력도 이유도 다양하지만

 “부가가치 높일 기술 배우자” 열정 충만


“버터를 닭 껍질과 몸통 사이에 발라보세요. 먹음직스러운 스모키 치킨으로 보일거에요.”
지난달 25일 찾은 건국대 육가공실습실에서 김천제 교수가 직접 시연에 나서서 실습을 하고 있었다. 자칫 뒷짐 지고 수업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여느 교육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건국대 즉석식육가공유통 전문가 과정은 이렇게 7년 동안 실습수업을 해왔다. 이론수업뿐만 아니라 실제 현업에 종사하거나 창업하는 사람이 잘 할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하고 발전적인 실습을 해왔다.
이날 실습은 스모키치킨과 햄버거 패티. 만드는 과정뿐만 아니라 튀김과정 중 나타날 수 있는 화학적 변화와 바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하는 흡사 쿠킹스쿨과 같아보이지만 식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전문적인 교육이다.
이날 낯익은 분을 발견했다. 우유를 생산하는 낙농목장의 한경 설목장 대표이다. 치즈가 아닌 육가공품을 만드는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 대표가 이 교육과정에 문을 두드린 이유는 “목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이 상품화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젖을 짜는 젖소 뿐만 아니라 육우도 상품화해서 소비자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부가가치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치즈는 일찌감치 배워뒀다”고 말했다.
독특한 이력은 또 있다. 홍세라 삼양제넥스 주임연구원이다. 이 역시 전분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로서 실수요자 맞춤형 지원을 위해 소시지 만드는 방법부터 배우기 위해 수업을 듣게 됐다는 것.
홍 연구원은 “식품을 전공했지만 식육제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식품업체의 트렌드는 저지방과 저염이다. 소시지 만들기는 처음이지만 저지방과 저염의 소시지를 컨셉으로 한 프리미엄제품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생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나이 지긋한 양대성 대성파인농장 대표.
새벽 5시 눈을 떠 농장을 둘러본 후 첫차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한다. 아침밥을 먹고 잠깐 숨 좀 돌리고 수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수업을 듣고 싶어도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고민했는데, 이번에 실천에 옮겼다. 농장을 운영하면서 좋은 돼지고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배우고 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두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 식당에서 소비할 수 있는 수준에서 육질이 우수한 고기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생육판매이고, 둘째는 식당판매, 세번째가 육가공을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베이커리, 현대백화점 등 직접 식육을 가공하지 않더라도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모델을 얻기 위해 자리한 과정생도 많다. 시대가 요구하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기술을 익히는데 여념이 없다.
김천제 교수는 “식육제품의 품질관리부터 다양한 제품개발까지 남의 도움없이 본인이 할 수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고기의 특성을 이해해야 좋은 제품의 햄소시지가 나온다. 음식점마다 살아남는 것은 독특함 때문이다. 얼마든지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실험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매년 많은 교육생들이 몰리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무엇보다 식육을 다루는 일인만큼 안전위생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생들은 업무분야가 다르지만 어려운 부분을 서로 돕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발전을 격려하고 있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수업과정이다. 현장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