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염도 동일…검역본부 폐사율 감소효과 부각 백신권장 파문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백신으로는 돼지유행성 설사병(PED)을 방어할 수 없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다만 일부 제품에 따라서는 자돈의 폐사율 만큼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한돈협회 방역대책위원회(위원장 김진갑)는 지난 15일 2차 회의를 통해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한국양돈수의사회, (주)옵티팜이 공동으로 실시한 ‘시판중인 백신에 대한 효능 평가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방역대책위에 따르면 검역본부를 주관기관으로 지난 5월7일부터 6월28일까지 국내 시판 경구백신 2회, 일본산 생독백신 2회, 생독-사독-사독, PED-FC 백신 2회, 인공감염, 대조군(무접종) 등 6가지 형태의 백신접종이 이뤄진 모돈의 3일령 자돈을 무균실에 입고해 야외바이러스를 공격 접종하는 형태로 효능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국산 5개사 제품 모두 설사율이 100%를 기록했다. ‘PED 예방약’ 이라는 표현자체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는게 대책위의 평가다.
일본산 제품인 일생연 생독백신의 설사율이 72.7%로 상대적으로 낮기는 했지만 방어효과를 언급하기엔 역부족인데다 그나마 성분함량을 기존 제품보다 대폭 높인 결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공감염을 시킨 모돈 태생 자돈 역시 100% 설사를 보이면서 PED를 근본적으로 방어할 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자돈폐사를 줄이는데는 백신제품이나 접종 프로그램에 따라 유의적인 효과도 얻을수 있음이 나타났다.
공격접종이 이뤄진 생후 3일령 자돈의 5일간 생존율을 확인한 결과 국산 5개사 제품은 80%의 생존율을 보였다. 일본산 생독백신과 인공감염 자돈의 생존율은 90% 내외로 나타났다.
반면 경구백신은 36.4% 수준의 생존율을 기록하며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실험결과는 차단방역 외에 새로운 PED백신이 개발되기 이전까지는 해당 질병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큰 충격이 되고 있다. 더구나 FMD백신에 이은 물백신 논란을 재점화, 다른 백신제품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치 못하는 실정이다.
동일한 조사결과를 놓고 전혀 다른 시각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검역본부측의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돈협회가 ‘백신’의 본래 기능인 ‘설사’ 방어력이 아닌 ‘폐사율’ 방어력을 강조, 마치 백신효과가 있는 것 같은 설명과 함께 백신접종을 권장하는 검역본부측의 발표로 인해 양돈현장에 극심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수의전문가들 조차도 “PED백신의 본질은 설사 방어력이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최고의 전문가집단이라는 검역본부가 폐사율을 가지고 백신의 방어력을 논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PED에 감염된 자돈의 경우 생존하더라도 위축이나 타질병에 의한 복합감염 가능성이 높아져 성장중에 폐사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해당농가 입장에서는 오히려 100% 폐사 보다 경제적 손실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