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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기, 자연이 선사한 가장 소중한 선물

요리인류 ‘생명의 선물, 고기’를 시청한 소회

강세주 팀장 기자  2014.10.06 11: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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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강세주 팀장 기자]

 

2014년 초봄 KBS1 TV에서 글로벌 대기획으로 방영한 ‘요리인류’의 3편인 ‘생명의 선물, 고기’를 보면서 그 동안 국내산 쇠고기의 품질향상을 위해 열변을 토했던 또 다른 당위성을 느끼는 기회가 됐다.
과연 근내지방(마블링) 중심의 소도체등급제는 국민건강에 유익한 것인지?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근내지방도 높은 한우고기 생산만이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인지? 등의 사회적 비판의견에 대해 풀리지 않았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방송의 말미에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생존이 있고 누군가에겐 권력이었던 고기, 그것은 자연이 요리인류에게 선사한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라는  나레이션은 마음에 큰 메아리를 남겼다.


#절실한 생존의 문제
방송에서 인간이 살기 어려운 최악의 혹한지역인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은 사냥을 통해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다른 혹한지역인 러시아 툰드라에서도 고기만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영하 30℃ 이하의 혹한에서 수록을 방목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수록 한 마리는 5인가족의 1주일 치의 식량이 된다고 한다. 코미족도 역시 순록에만 의지하여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었는데, 고기와 그 부산물은 각종 미량영양소까지 충분하기 때문에 방목생활은 지금가지 유지되고 있다. 툰드라의 코미족과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의 차이점은 사냥이 아닌 목축을 통해 안정적으로 고기를 비롯한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혹한의 땅에서 식물성 먹거리를 구할 수 없지만, 순록은 눈 속에서 자라는 이끼류를 뜯어 먹고 인간에게 고기와 가죽을 선물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를 얻기 위해 인간의 고생과 노력은 인간이 농사를 통해 곡물을 생산하는 것 이상으로 혹독한 값어치를 지불해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보다 쉽고 안정적으로 고기를 얻기 위해 차츰 방목기술을 발전시켰다. 또 육식은 인간에게 맛의 행복감은 물론 신체의 발달과 힘을 강하게 하는 근육을 발달시킴으로써 권력을 상징하는 요리로 인식되었다.


#권력이었던 고기
축산이 발전하면서 생겨난 전문직업이 카우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초지를 옮겨 다니면서 자급자족의 식생활을 통해 식육과 그 부산물을 이용한 요리의 품질을  높였다.
 카우보이는 척왜건이라는 주방용 마차를 끌고 다니면서 팔 수 없는 고기와 부산물을 이용하여 요리 또는 숯불직하구이라는 단순하면서 가장 맛있는 조리방법을 개발하였다. 중세 유럽 귀족들이 최고로 치는 요리는 사냥한 양생동물의 고기였는데, 이 야생고기는 곧 바로 요리하지 않고 몇 일 보관했다가 숙성을 시켜서 쇠꼬챙이 로스팅 요리를 했다. 쇠꼬챙이 로스팅은 불로부터 1m 떨어진 위치에서 간접 열로써 4시간 동안 천천히 조리함으로써 직화구이에 비해 연기의 향이 덜 스며들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로스팅 요리를 위해 어린이가 쇠꼬챙이를 돌려야하는 노동력이 필요했고, 이런 수고로움을 덜기 위해 개가 채바퀴를 돌림으로써 쇠꼬챙이가 돌아가도록 하는 장치를 고안하여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였다. 이런 과정들이 누적되면서 고기 요리를  많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권력(힘)의 상징이 되었고, 고기 요리사 또한 특별한 위치를 점유하게 됐다. 이들은 자부심과 장인정신을 가지고 어떻게 고기를 익힐 것인지 그리고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어떤 소스 또는 양념을 넣어야 할지 등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연구함으로써 고기 요리의 발전도 급진적으로 이루어졌다.


#가장 맛있는 식재료
축산업의 대규모화에는 냉장고의 발명이 크게 기여하였다. 냉장고의 발명으로 고기 소비량이 10배이상 늘어났고 전세계 인류가 연간 소비하는 고기량은 5만6천톤 정도로 알려졌다. 이는 햄과 소시지를 훈연이나 염지·건조 등의 방법으로만 어렵게 저장하던 것을 냉장방법으로 대체함으로써 고기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유지할 있게 됨에 따라 소비량이 크게 늘어났다.
우리 조상들도 부위별로 영양성분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부산물을 포함하여 이들 재료의 좋은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리법과 함께 조리할 때도 조리에 넣는 순서와 조리의 온도 등을 감안하여 이용했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요로운 먹거리와 건강한 생활을 함께 챙길 수 있는 고기를 갈망해 왔다. 그래서 참살이(Well-Being) 붐이나 현대인의 각종 질병 및 비만의 원인으로 육식(육류의 과잉 섭취)을 몰아가는 불건전한 식생활 문화가 재현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이처럼 방송 내용에서 보듯이 고기(식육)는 극한지역에 사는 인류에게는 식량으로써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완전식품이다. 그리고 신분과 권력이 분화된 사회에서의 고기요리는 권력자가 향유하는 최고의 특권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고기는 일정수준까지는 많이 먹어도 사람의 건강을 해치지 않고 또한, 가장 맛있고 선호하는 식재료이다. 그래서 우리는 몇 년 전부터 갑론을박하고 있는 고기관련 논쟁 보다 우리나라 축산물이 소비자의 선택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품질향상에 진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