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主食시대 / 무허가 축사 길은 없나
■ 축종별 양성화 요령
무허가 축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정부의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논란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축사라는 특성을 무시한채 일반 건축물과 동일시하는 관련제도, 행정기관의 묵인하에 관행처럼 설치돼온 축사시설, 여기에 가축분뇨와 연계된 규제에 이르기까지 ‘법대로’ 하자면 양축농가 상당수가 무허가축사를 보유하고 있는 게 현실인 만큼 이번 가축분뇨법 개정으로 국내 사육기반 자체가 흔들릴수 밖에없는 위기에 처해있다. 정부에서는 각종 무허가 축사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아직 물음표다. 더구나 지자체나 양축농가에 대한 홍보도 부족, 일선 양축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가 마련한 무허가 축사는 무엇이고, 양축농가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 한지 짚어보았다.
무허가 축사의 원인이 축종별로 차이가 있어 축종별 상황을 잘 인지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소(한·육우, 젖소)
소 축사는 가장 무허가가 많고, 기존 축사에 지붕을 이어 붙이거나, 퇴비사를 축사로 전환하여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특성상 민가에 매우 가깝게 위치하여 지자체 사육제한에 포함되고 건폐율도 60%를 대부분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소 축사의 경우 합성수지 재질(일명 썬라이트) 지붕 축사를 가설건축물로 인정키로 한 건축법 시행령을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
가설건축물은 건페율에 포함되지도 않으며 지자체에 허가가 아닌 신고만으로 양성화 할 수 있어 모두 양성화가 가능하다. 또한 기존 축사를 양성화 할 경우 가축사육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전 축종 공통). 그러나 쟁점사항은 실제 현장에서는 썬라이트 만으로 지붕을 설치하지 않고 견고한 지붕을 위해 철재(갈바륨 함석), 샌드위치 판넬 등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초 비닐하우스, 천막으로만 규정되어 있던 재질을 철재나 판넬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국토부와의 협의를 통해 일정비율(예: 30% 이내) 이내에 대해서는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퇴비사를 축사로 전환할 경우 축사는 양성화는 될 수 있어도 퇴비사가 없다면 신규로 확보하여야 한다. 양성화를 위해서는 환경과의 가축분뇨 배출시설 허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한우의 경우, 소규모·고령화로 개선의지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돼지와 마찬가지로 일정면적(소, 젖소, 돼지의 경우 400m2(약 121평))까지는 무허가가 있다 하더라도 10년간 행정조치가 유예된다.
#닭, 오리
육계·오리 비닐하우스 경우
일정 두께 톱밥·왕겨 깔면
분뇨처리시설 없어도 구제
오리농가 무허가 축사는 비닐하우스 형태의 전체 무허가가 매우 많다. 농지법 개정 이후 농지에 축사 설치가 허용되면서 이러한 축사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러한 비닐하우스 축사는 기존 법령으로도 가설건축물에 포함되어 신고만으로 양성화가 가능하나 문제는 환경과의 배출시설 허가가 나지 않는 것이다. 배출시설 허가를 위해서는 퇴비사 등 분뇨 처리시설이 있어야 하나 육계·오리 농장에서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축분뇨법이 시행되는 ’15년 3월부터 육계, 오리 사육시설에 대해서는 축산분뇨 처리시설이 면제된다. 비닐을 깔고 재입식 때 닭, 오리를 처분하고 바닥에 왕겨 또는 톱밥 등을 일정 두께이상 도포 시 별도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고 양성화가 가능하다. 다만, 현행 계사, 오리사는 규모와 상관없이 신고시설로 구분되었으나 3,000m2은 허가시설로 분류하여 주변 지하수 조사 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와 상관없이 농지에 아무 신고나 허가 없이 설치된 축사에 대해 사후 신고·허가가 불가하다며(신고대상이라 하더라도 신고 후 축사를 지어야 한다는 주장, 농지법 개정이 전에 있었던 축사이므로 농지법에 해당되지 않는 다는 주장 등) 양성화를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는 9월말 농식품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합동 무허가 축사 개선 세부 실시요령이 각 시군에 시달될 경우 대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돼지
돈사 무허가 면적 400㎡ 이하
10년간 행정조치 유예 특례
일부 퇴비사 등 건축물 포함
돼지의 경우, 무허가 축사 비율은 가장 낮으나 이를 개선하기는 가장 어렵다. 하지만 전체 무허가보다는 20~30% 이내 일부 무허가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일부 면적만 건폐율에서 제외된다면 양성화가 가능한 경우도 많다.
지난 ’13년 5월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가축양육실(자돈 인큐베이트), 일부 퇴비사 등을 가설건축물에 포함되었으므로 이를 활용하자. 그러나 많은 무허가 농가들이 이러한 조치로 양성화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한돈협회를 비롯한 축산단체들은 법 개정시 무허가 일정면적(소, 젖소, 돼지: 400m2)이하에 대해서는 양성화는 아니지만 사용중지 등 행정조치를 10년간 유예시키는 특례를 관철시켰다. 즉, 보유한 축사면적 중 무허가 면적이 400m2(약 121평) 이하인 농가는 현재처럼 2024년 3월까지 사육이 가능하다.
이러한 조치는 특히 하천법, 도로법, 타 명의 토지 점유, 공공부지 점유 등 해결할 수 없는 무허가 축사에 대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의 경우 해당 면적이 50%로 줄어든다(전 축종 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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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무허가 축사 해결을 위한 제안
분뇨 규제와 별개…축사문제 건축법 위임을
조 진 현 정책기획팀장
(대한한돈협회·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