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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낙농인 유럽연수기 ④

이동일 기자  2014.12.12 10: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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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글 싣는 순서


1. 프랑스 사블롱목장   2. 프랑스 빌땅목장    3. 스위스 에멘탈치즈공장    4. 독 일 칼소프목장

 

여성낙농인 20여명은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유럽 낙농선진지 연수를 다녀왔다. 이번 연수를 통해 견문을 넓히고, 선진낙농기술을 배우기 위한 여성낙농인들의 열정은 6박8일 일정을 가득 채웠다. 이들과 함께한 유럽연수의 이야기를 연재로 소개한다.

 

고집으로 키워온 뚝심의 목장

 

바이오가스 활용 전력 생산…사료작물 90% 자급
환기·온도관리 시스템 잘 갖춰져…인력난 과제

 

프랑크푸르트에서 칼소프(Kalshof)목장까지는 1시간반정도의 거리다.
1971년부터 당시 10마리의 돼지와 7마리의 소로 시작해 현재는 총 사육두수 600두까지 목장을 성장시켰다. 이날 연수단 일행을 맞은 미하일 뢰씨는 아버지를 이어 목장을 10년째 맡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목장에 들어오기 전 3년간 돼지, 양계 그 외 경종작물 생산 농장에서 3년간 현장 경험을 쌓고, 이후 전문대학에서 농업경영학을 전공한 후 목장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그간 낙농전문목장으로 변신한 칼소프 목장은 첨단시설과 쾌적한 환경의 목장 시설, 분뇨를 활용한 바이오 가스 발전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특히 목재를 이용한 축사 건물로 독일 농업부로부터 환경대상을 수상, 유럽축산박람회에서 우수낙농가 부문 2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는 주목할 만한 목장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총 330두를 착유하고 있는 칼소프 목장은 210ha의 부지에서 송아지 관리사 1동, 육성우사 1동, 장비창고 1동, 착유시설과 착유우사, 집유탱크, 사무실 등으로 이뤄진 본 건물 1 동, 임신우 관리를 위한 축사 1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목장 뒤쪽으로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전력 생산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현재 이를 확대하기 위한 공사가 한 참 진행 중에 있다.
설명을 이어 가던 중 방문객이 찾아왔다. 목장에서 그 날 생산한 우유를 사가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고, 매일 이렇게 그날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20리터에 10유로(약 1만4천원)에 가져가 사용한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우유보다 훨씬 저렴하고 신선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 3회씩 착유를 하고 이곳 독일에서도 3회 착유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말한다. 총 8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75만평의 부지에서 목장에서 필요한 사료작물의 90% 정도를 생산하고 10%정도만 외부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목장에서 냄새가 많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악취가 적은 이유는 다른 특별한 것은 없이 환기에 신경을 많이 쓰고, 환기에 기준을 맞춰 시설을 설계한 것이 이유라면 이유”라고 말했다.
개방형 우사의 천정높이는 34.5미터에 자동 환기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부온도와 실내 공기 및 온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작동되는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대당 가격은 5천유로(약 700만원 정도).
이렇게 설계된 우사는 겨울철에도 0~10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여름철에도 외부온도가 35도까지 올라가도 내부는 27도를 유지한다.
송아지에게 차가운 우유를 그냥 급여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갓 태어난 송아지에서 초유와 일반우유를 섞어주고 2주간 송아지방에서 기른 다음 수컷을 바로 판매하고 암소는 이동시켜 키운다. 차가운 우유를 줘도 설사를 하지 않냐는 질문에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금은 설사를 거의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수송아지의 가격은 70유로(약 10만원)이라고 말하며, 팔기전에 먹은 우유값도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 여성낙농가들은 ‘한국은 10유로도 안한다’고 말해 뢰씨를 놀라게 했다.
견학 도중 놀라운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어린아이가 대형 트랙터를 능숙하게 몰고 있는 것이다. 뢰씨의 아들이었다. 뢰씨는 아들이 10살 때부터 트랙터를 능숙하게 몰았고, 지금은 어느 직원보다 운전을 잘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이 목장을 이어받기를 바라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말을 태우거나, 장비 운전법 등을 가르쳐 목장 일에 재미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는 것이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나오는 듯 했다.
목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인력부족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독일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목장 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적당한 인력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규모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지만 우리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칼소프 목장의 방문을 끝으로 여성낙농인의 유럽연수는 마무리됐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