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M&A로 축산기술 인프라 한 번에 꿀꺽
농협경제연구소, 투자유형 분석해 대응 필요
세계 최대 돈육기업은 중국의 솽후이그룹(雙匯그룹)이다. 솽후이는 2013년 5월 미국의 스미스필드푸드를 71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돈육기업으로 부상했다.
중국 축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국 축산기업들의 해외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가 해외직접투자 전략을 제시한 이후 국유기업이 주도하던 해외진출은 자산규모가 커진 민영기업이 주도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더욱 공격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중국 축산기업의 해외투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축산관련기업은 자산 건전성 확보와 신규 해외투자 유치 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생산자단체는 중국 축산관련기업의 해외투자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안상돈 연구위원, 강병규 책임연구원)은 지난 8일 주간브리프를 통해 ‘중국기업의 축산관련 해외진출 확대와 유형화’를 발표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중국기업의 적극적인 해외투자로 인해 우리나라도 축산기술과 인프라를 중국에 빼앗기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의 축산기업들은 최근 들어 높은 성장성과 단기간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축산기술을 빨리 획득하기 위해 해외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초기 해외투자 목적이 중국 내 소득증가에 따른 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차원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초기에는 대부분 신규투자가 주를 이루었지만 갈수록 인수합병(M&A)이나 생산기지, 가공공장을 임차해 진출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솽후이의 스미스필드푸드 인수 외에도 광명유업(光明그룹)은 2012년 영국 시리얼생산업체 위트빅스푸드 지분을 60% 인수한데 이어 2014년 1월 호주식품업체 마나센을 매입하고, 5월에는 이스라엘 최대 유제품 회사인 트누바푸트(Tnuva Food) 지분 56%를 약 2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곡물거래를 독점하고 있는 중국 최대 국영식품회사인 중량그룹(COFCO)은 세계적인 곡물메이저로 도약하기 위해 2014년 3월 약 13억달러로 네덜란드 곡물회사 니데라의 지분 51%를 확보하고 4월에는 약 28억달러로 아시아 최대곡물상인 노블그룹 지분 51%를 인수했다. 중량그룹은 내년까지 1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M&A로 연간 거래가능물량을 2012년 5천만톤에서 2015년 7천70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기업의 자국 내 축산관련분야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면서 해외 축산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인터넷 전자상거래기업과 포털기업의 축산분야 투자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Alibaba)는 사모펀드와 20억위안(약 3천261억원)으로 중국 유제품기업 이리(伊利)의 축산자회사를 인수했다. 포털기업 왕이(網易)는 친환경 돼지고기 생산을 위해 중국 저장성 안지현 80만㎡부지 위에 양돈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국에서 축산기업의 해외투자가 러시를 이루기 시작한 배경에는 정부의 전략적인 정책지원이 깔려있다.
중국정부는 해외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발표하면서 2011년 해외직접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이후 중국기업의 축산관련 해외진출은 급속하게 확대됐다. 2010년 ‘중앙1호 문건’에서 국제농업과학기술과 농업개발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장려정책을 제정하고 조건을 갖춘 기업의 해외투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명기한 중국정부는 2014년 ‘중앙1호 문건’에서 국제 농산물 시장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농업분야의 해외직접투자를 가속화하도록 했다.
2013년 기준 중국의 농림축산어업 해외투자 규모(Flow기준)는 1억8천100만달러로 전체 대외투자액 107억8천400만달러 중 1.68%를 차지했다. 중국 전체 해외투자 중에서 농림축산어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0.31%에서 2013년 1.68%로 1.37%p 증가했다.
중국기업의 초기 해외농업투자는 국유기업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민영기업의 자산규모가 커지면서 해외농업투자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은 투자유형을 원재료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대외무역 확대, 글로벌생산 유통망 구축, 토지자원개발, 기술향상, 무역장벽회피, 투자국 시장점유 등으로 구분했다.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유형은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에 카사바 재배기지와 가공, 저장, 물류기지 건설 등을 꼽았다. 대외무역의 확대 유형은 수출대상국에 실험센터, 인재양성센터, AS서비스센터 건립을 통한 수출확대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생산유통망의 구축 유형은 미국 스미스필드푸드 인수, 2014년 호주식품업체 마나센 매입 등 국제시장 경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토지자원 개발 유형은 농간그룹이 2009년부터 러시아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으로, 개도국과 농업협력 방식이다. 기술향상 유형은 선진국의 농기계 제조기업을 인수해 기술병목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2010년 프랑스의 농기계 제조기업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무역장벽 회피 유형은 캄보디아에 누에생산기지와 비단방직제조공장을 설립해 인도로 수출하는 것처럼 무역장벽 회피수단으로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투자국 시장 점유 유형은 네팔 현지에 사료가공공장을 설립해 현지에 전량 판매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