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2014 축산업계 10대 뉴스

‘내우외환’ 가슴앓이 속 축산인 스스로 운명 개척…희망 불씨 살려

기자  2014.12.29 10:17:16

기사프린트

 

2014년 갑오년 한 해는 대외적으로 영연방, 중국과의 FTA로 대내적으로는 악성가축질병이 만연함으로써 축산인들이 가슴앓이가 심했던 한 해였다. 축단협 지도자들의 단식은 그런 가슴앓이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런 가운데 현안 극복을 위한 노력도 주목됐다. 축산인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려는 희망의 불씨를 살린 한 해이기도 했다. 올 한 해 10대뉴스를 정리했다.

 

1. 축단협, 15일간 단식투쟁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3개국을 비롯해 중국과 FTA협상 타결이 임박할 무렵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FTA국회비준반대비상대책위원회을 구성해 FTA대책을 촉구했다.
FTA국회비준반대비상대책위원회는 10월 2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축산인 3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전국축산인총궐기대회를 가졌으며 이후 단체장들이 15일간 단식투쟁을 벌여왔다.
축단협은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축산업계는 FTA대책마련을 위한 국회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이끌어 냈으며 여야정협의체에서는 축산정책금리 인하, 도축수수료 인하, 우유소비활성화 등의 대책을 마련 키로하는 합의서를 이끌어냈다.
이후 축단협은 여야정협의체의 합의안에 대해 축산업계의 요구사항이 100% 반영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수용키로 하고 비대위의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2. 영연방 FTA 타결…축산물 수입 쓰나미 예고

축산 강대국인 영연방 3국(호주, 뉴질랜드, 캐나다)과의 FTA가 체결됐다. 캐나다와의 FTA 체결은 국회 비준동의도 마친 상황. 이어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과도 FTA가 타결됐다.
이처럼 줄줄이 FTA가 타결되면서 바야흐로 FTA 시대에서 살게 됐다. 한마디로 지구촌이 거대한 하나의 시장이 형성된 것. 이에 따라 정부는 축산업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하고 축산분야에 이런 저런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지만 축산업계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마는 않다.
급기야 축산단체장들이 단식투쟁을 하는 등 정부의 축산업에 대한 강한 지원 의지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3. FMD·AI·PED 등 가축질병 기승

악성가축질병은 올해 유난히 들끓었다. 고병원성AI는 올초부터 발생해 일년내내 가금산업을 괴롭혔다. 상재화·토착화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고병원성AI는 만연했다.
FMD는 상반기, 하반기 명암이 엇갈렸다. 5월말 드디어 백신청정국 지위를 획득했지만, 7월 발생으로 한달반만에 다시 발생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PED 역시 엄청 기승을 부렸고, 결국 백신 효능논쟁과 법정싸움을 야기시켰다.

 

4. 낙농업계, 원유수급불균형으로 몸살

낙농산업은 한 해 동안 수급불균형으로 몸살을 앓았다. 잉여원유차등가격제 도입이란 2002년의 악몽이 그대로 재연됐다.
예측을 뛰어넘는 수준의 분유재고는 결국 잉여원유가격 100원(ℓ당), 그리고 극심한 갈등 속에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졌다. 2013년 12월 7천328톤이었던 분유재고는 2014년 10월 15,848톤으로 쌓였다. 낙농가들은 농가대로, 유업체는 업체대로 고통을 호소하는 날들이 한해를 마감하는 순간까지 해소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역경 속에서도 낙농업계의 자구노력을 빛났다. 농협축산경제와 범 낙농업계가 힘을 모아 10월 시작한 ‘국민건강, 우유사랑 나눔캠페인’에는 협동조합, 낙농관련단체, 축산단체, 그리고 낙농가들까지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연말 마감된 캠페인에서 모아진 성금은 국내 저소득층에 우리 우유를, 빈곤국가에 분유를 보내는 방식으로 수급불균형의 한 축을 흔드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수출노력도 주목받았다. 정부와 유업체 등이 함께 한 공동마케팅에서 한국우유의 미래를 중국시장에서 확인한 성과도 거뒀다.

 

5. 우리우유 K-MILK 인증사업 시작

시유에 편중된 국내산 우유의 소비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K-MILK인증 사업이 올해 첫 발을 내딛었다. 전체 소비량으로 보면 유제품(원유환산기준)이 쌀의 소비량을 앞지를 만큼 우리나라의 소비시장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낙농생산기반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상황, 문제는 시유에 편중된 소비구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K-MILK인증사업이 시작됐다. 국내산 우유를 사용하는 우유 및 유가공제품에 대해 인증마크를 부착해 국내산 우유의 소비시장을 다변화시켜 나간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사업이다.
사업 첫해인 올해에만 총 12개 유업체가 참여해 248개 제품이 K-MILK인증을 받았다.

 

6. 안티축산, 체계적 대응 본격화

올해는 이른바 ‘안티축산’ 에 대해 범축산업계 차원의 조직적인 대응이 시작된 원년이 됐다.
우선 한우, 우유, 한돈, 닭고기, 계란, 오리, 육우, 양봉, 사슴 등 9개 축종이 참여하는 축산자조금연합이 출범, ‘축산물 및 축산업 인식개선 캠페인’을 통해 각종 언론보도와 다큐멘터리, 방송PPL 등을 통해 축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꿔가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최윤재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축산물바로 알리기연구회’도 발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7. 돼지고기 소비패턴 변화

가정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는 돼지고기이다. 이중 구이용 부위인 삼겹살과 목살 판매량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웰빙과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지방이 적은 부위를 찾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트렌드가 앞다리살, 뒷다리살, 등심 등으로 구매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의 신설로 저지방 부위를 활용한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이면서 식육뿐만 아니라 신선한 식육가공품을 소비자에게 바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도 그 원인이라 볼 수 있겠다.

 

8. 군장병 식탁, 수입육 완전 퇴출

우리나라 군 장병들은 내년부터 오로지 우리 땅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먹게 된다. 농협축산경제는 지난 19일 국방부로부터 확정된 2015년 군 급식방침을 통보받았다.
내년부터 군 급식에서 수입쇠고기 기준량이 완전히 삭제되고 100% 국내산 쇠고기를 공급한다는 것이 주요골자다. 특히 여기에 소요되는 약 150억원을 전액 국방예산으로 반영했다. 2012년부터 수입육을 국내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해마다 국방부를 설득해 한시적으로 축발기금을 끌어 쓰던 일도 사라지게 됐다.
농협축산경제는 군납 축산물을 100% 국내산으로 납품하기 위해 일선축협 조합장들과 전사적인 농정활동을 전개한 결과 축산업계의 해묵은 숙원과제를 해결해냈다.
농협은 장병 1인 1일 수입쇠고기 기준량 9g을 국내산으로 전면 대체하면 연간 1천500톤, 약 1만두의 새로운 소비시장이 생기는 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내년 군 급식기준량은 돼지고기, 한우갈비, 오리고기 등도 대폭 늘었다.

 

9. 무허가축사 사육금지 ‘가축분뇨법’ 개정

무허가 미신고 축사에서는 사실상 가축사육을 금지토록 하는 환경부의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 개정안이 축산업계의 우려속에 결국 지난 2월 25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된 가축분뇨법은 내년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정부에서는 축산농가의 현실을 감안, 불법축사에 대한 행정처분은 3년간 유예하되 이 기간동안 다양한 구제대책을 통해 최대한 충격을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국내 가축사육기반이 크게 위축될 뿐 아니라 축산농가의 범법자 양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데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10. 육계 공급과잉 심화…청정계 부도

중견 계열화업체 중 하나인 청정계가 지난 11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도산했다. 올해 육계업계가 공급과잉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록 양계협회와 육계협회 등 양계단체들의 도움으로 당시 사육 중이던 닭의 출하를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청정계 회원농가 90여명은 인근의 다른 계열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닭고기 공급과잉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어 계열사들의 생존경쟁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