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산업 전망)양돈 / 돈가 4천원<탕박기준 kg당> 수준 전망…수급안정 긴밀대응 해야

기자  2015.01.07 13:20:45

기사프린트

 

2013년 기준 농업 생산액은 46조6천480억원이며, 이 가운데 돼지는 5조95억원으로 농업 생산액의 10.7%, 축산업 생산액의 30.8%를 점유하는 등 농업분야에서 쌀 다음의 위치를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요한 먹거리산업이다.

 

생산량 증가하고 미국 PED 안정화로 수입물량도 늘 듯
도축두수 1천600만두 예상…계획적 출하관리가 관건

 

정선현  전무이사(대한한돈협회)

 

2014년 결산

 한돈산업에 있어 2014년은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말까지 약 18개월간의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불황을 지속하다가, 2월부터 생산비 이상의 가격으로 상승한 한 해였다. 특히 2013년 돼지 사육두수 증가로 모돈 감축을 진행하는 농가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년에는 미국발 PED로 인한 국제돈가 상승, 일본 원전사태, AI 발생에 따른 대체 소비 증가, 캠핑문화 확산에 따른 저지방 웰빙부위의 소비증가로 연중 고돈가가 유지되어 농가경영의 숨통을 트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미, 한·EU, 한·호주, 한·중 FTA 등이 사실상 타결되고, 가축분뇨 처리문제, 무허가축사 규제 등 축산업 환경규제 강화로 한돈산업을 둘러싼 정세가 밝은 것만은 아니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돼지사육두수는 지난해 9월 현재 총 997만두로 전분기(968만두) 대비 3% 증가하고, 전년 동기(1천19만두) 대비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축두수는 3분기 1152만두 수준으로 지난 한해 전년보다 40만두 적은 1천570만두 정도로 예상된다. 수입 돈육 공급량은 지난해 10월까지 21만3천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34.3% 증가하였고, 연말까지 25만톤 전후가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초에도 돼지가격은 회복하지 못하고, 1천600만두에 육박하는 출하두수로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그간 꾸준히 추진되었던 모돈 의무감축 등 한돈농가의 자구 노력과 PED 영향에 따른 미국돈가 급등, 1월에 발생한 국내 AI로 인해 2월부터 가격 상승이 시작되어, 6월에는 5천771원을 기록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중 가장 낮은 돼지가격이 형성되는 10월 평균 가격도 4천755원으로 직전 5개년도 평균가격 3천545원보다 34%나 높은 가격으로 형성되면서 농가들의 시름을 더는 한 해가 되었다. 이렇듯 지난해 돼지가격이 높았던 이유는 먼저 미국 등 세계주요국의 PED 발생으로 인한 국제돈가의 상승과 이로 인해  평년 대비 돼지고기 수입이 감소했고, 이와 더불어 일본 방사능 유출 여파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쇠고기 가격의 강세와 고병원성 AI 전국확산에 따른 닭고기, 오리고기의 대체효과도 지속되었던 영향도 컸다. 또한 지난해  특이사항으로는 저지방 웰빙부위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구매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학교 등 단체 급식에서 소비량이 증가하고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돈육 소비 부위가 삼겹살 위주에서 전체 부위로 확대됐다. 더불어 11월에는 김장철을 맞아 보쌈 등의 수요가 증가해 돈가를 견인했다. 이는 지속적인 한돈자조금의 투입효과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할 때 2014년 돼지가격은 탕박기준으로 4천700원대(387천원/110kg)를 기록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도 수급 동향과 전망

대한한돈협회가 운영하는 전산시스템 <한돈팜스>를 통해  수급을 예측했을 때 올 한해 돼지 도축두수는 1천600만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며, 돼지가격은 탕박기준 4천원/kg 수준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15년은 2013년 시행했던 모돈감축 효과가 사라지고, FMD 이후 모돈의 꾸준한 입식 증가와 도태 감소로 사육두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는 생산량이 지금보다 늘어나고,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측이다. 특히 AI 안정화에 따른 계육의 회복(오리 포함) 및 미국 PED 안정으로 인한 수입물량 증가가 이뤄질 경우 고돈가 유지의 복병이 될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돈가 상승요인보다는 하락요인이 많다는 점을 유념해 올해 평균돈가는 4천원/kg 수준으로 설정하여, 농가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의 과제

을미년 새해는 지속가능한 한돈업을 영위해 나갈 중요한 분기점이 될 시기이다.
여전히 국내외적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부진과 FMD, PED 등 악성질병의 위협, FTA 등 대외환경의 압박, 생산비 상승과 아직 낮은 생산성이 한돈농가를 압박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한돈산업을 영위하기 위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각 농장의 특성에 맞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함께 개선하는 생존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악성질병 재발 막아야
지난해 7월 경북 의성에 이어 12월 충북 진천에서도 재발하여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FMD은 소독 등 농장에서의 차단방역과 함께 ‘백신접종’이 되면 전파·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질병이며, 동절기를 맞아 PED 역시 지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농가에서는 철저한 소독과 차단방역으로 내 농장을 지켜야 할 것이다.


생산성 제고·품질개선 절대과제
FTA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돼지를 잘 키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최근 돼지가격이 좋아서 나름 호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돼지 한 마리 당 순수익은 점점 박해지고 있다. 또한 오랜 기간 우리나라는 주요 FTA 경쟁국에 비해 생산성이 낮음을 지적받고 있다. 국내 MSY(모돈두당출하두수)는 아직 17두 수준으로 미국 21두, 덴마크 24두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다.
FMD 이후로 전반적인 사육환경 개선으로 MSY 개선 추세가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선진국 수준의 생산성 달성을 위해 질병, 시설, 환경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돈가안정 선제적 대응 체제 구축
올해 하반기에 도축두수 증가 및 미국 PED 영향의 감소로 돼지가격이 다시 한번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한다.
협회에서는 한돈팜스에 입력되는 모돈 사육두수를 통해 수급전망을 강화하고, 신설되는 한돈자조금 수급안정기금(약 30억원 추정)을 활용하여 돈가안정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육가공제품 소비확대 강구해야
지난해는 학교 등 단체 급식에서 소비량이 증가하고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돈육 소비 부위가 삼겹살 위주에서 전체 부위로 확대되어 돈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기세를 이어 햄, 소시지, 육가공품과 머찌그라이 등 즉석 식육 제조, 판매 확대를 통해 저지방육의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 협회는 정부와 육가공협회, 한돈자조금 등과 함께 육가공품의 소비량을 증대시키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올해는 자동차세와 담배세 인상, 대외환경 악화로 국내경기 침체와 소비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우리 한돈산업이 풀어가야 할 도전과 과제가 녹록하지 않겠지만 정부와 한돈농가 그리고 산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우리의 미래를 건설해 나가자.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로 성장해왔던 한돈산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아무쪼록 2015년 을미년에는 한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아 슬기롭게 극복하여 희망이 가득한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