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질관리, 주어진 여건서 최선 다한게 비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니 유질이 좋아졌네요.”
2014년도 1톤 미만 부문 유질베스트 팜 목장으로 선정된 충북 진천 선아목장의 박상철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규모확대는 과감한 투자가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철저한 준비와 주변의 여건이 뒷받침 못하면 할 수 없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미련을 두지는 않는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은 규모를 키우고 싶다는 욕심은 버렸다. 부부노동력으로 할 수 있는 여건에서 알차게 꾸려나가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건이 여의치 못해 규모를 키우지는 못했지만 주어진 여건에서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유질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2006년에 이어 2014년에도 유질베스트 팜목장에 선정됐다.
낙농진흥회에서 선정하는 유질베스트팜의 선정기준은 최근 6개월 이상 납유농가 중 연 평균 체세포수 1등급(20만 미만/㎖) 및 세균수 1A등급(3만 미만/㎖)인 목장을 대상으로 체세포수 성적 70%와 세균수 성적 30%를 반영하여 선정한다. 형평성을 고려해 일 평균 납유량이 1,000ℓ이상과 1,000ℓ미만 2개 부문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선아목장의 경우 연평균 체세포 성적이 ㎖당 최저 3만1천개를 기록해 1,000ℓ미만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특별히 고품질 우유 생산을 위해 신경 쓰는 것은 없는지 물어봤다.
그는 특별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굳이 꼽자면 유방염 발생이 의심되는 것들은 철저히 분리착유를 해서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충북낙협으로 납유를 하는데 매일 가져가는 우유의 체세포 성적 결과를 휴대폰 문자로 전송해 준다. 그러면 그 성적을 보고, 그날 착유우들을 CMT시약으로 검사해 유방염 발생우를 가려내고,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며 “낙협에서 보내주는 정보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현장에선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고 말했다.
작은 정보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 하나의 비결은 꾸준함이라고 그는 말한다.
“목장의 성적은 조금만 관리에 소홀하면 바로 티가 난다. 1년을 하루 같이 부지런하지 않고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며 “한순간 좋은 성적이 반짝 날 수는 있지만 좋은 성적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와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는 규모가 작은 목장이 조금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착유실을 둘러봤다. 지금은 보기 힘든 파이프라인으로 착유를 하고 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시설투자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착유 작업이 번거로운 면이 없지 않지만 아직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록 착유실 외관은 낡아있었지만 내부의 관리는 유질베스트 팜 목장답게 매우 위생적이고,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어려운 낙농외길을 걸으며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 같지만 그는 단 한 번도 낙농 말고 다른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시골에서 우리만큼 어려움 없이 먹고사는 사람은 없다. 주어진 환경이 그렇다면,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고, 그 또한 주어진 것이기에 노력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앞으로도 내게 주어진 여건을 탓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그 여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를 찾아가며 살아갈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