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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디테일이 필요하다

이동일 기자  2015.05.13 10: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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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우리나라 같이 빈약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 국가에서 수출은 필연적인 선택일 수 밖에 없다. 특히, 낙농산업의 경우 생산성이 높아진 반면 소비기반은 약해져 오도 가도 못하는 곤란한 상황에 빠져있기 때문에 현재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태다.
이런 업계의 기대를 반영한 것인지 정부와 유가공업계는 올해 강력한 수출활성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전역을 수출시장으로 보고 대규모 사업비를 투입해 우리 우유를 홍보하고 있다.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것이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갑자기 유제품 수출T/F팀이 꾸려지고, 막대한 예산의 뒷받침에 공격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친다. 성과가 없을 것이라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좀 더 디테일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동남아시아에서 자동차 수출 1위 국가다. 일본의 회사들이 이들 국가에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 한 것은 기반시설인 도로를 건설해 준 것이다. 미국의 오토바이 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은 우리나라에 더 많은 자사 제품을 팔기 위해 고속도로에 오토바이 진입을 허용토록 하는 시민단체를 후원하기도 한다.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세계 각국의 공항에 흡연실을 설치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이상의 편익을 보고 있다. 우리에게 수출은 그런 것이어야 한다. 수출을 ‘경제’라는 편협한 시각으로 만 볼 것이 아니라 ‘문화’라는 광범위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국우유 먹어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 하여금 ‘한국우유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팔아야 한다는 목표의식에서 한발 물러나서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출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