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현장르포 - 도시화에 떠밀리는 양계인의 ‘삶의 터전’

아파트 공사에 강제폐업 위기…살 길 호소

김수형 기자  2015.07.15 10:42:06

기사프린트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경기도 광주 산란계 농가 A씨, 공사차량에 농장 피해 심각
건설사측 헐값에 농장정리 요구…“생업 유지방안 있어야”

 

경기도 광주에서 산란계 1만수를 사육하는 A씨는 최근 생업을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농장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농장을 강제로 철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A씨의 농장 바로 옆에는 한 달 전부터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 3만3천146세대의 거대 아파트 단지의 공사가 시작됐다.
문제는 공사가 시작되며 공사용 중장비와 트럭들이 농장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A씨의 농장은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닭들의 폐사가 일어났다.
참다 못한 A씨는 농장 출입구를 통제하고 현수막을 붙여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착공에 들어간 아파트 단지의 공사는 멈추질 않고 계속되고 있다.
닭들에게 백신을 접종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백신 접종 이후에도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흙먼지로 호흡기 질병이 재발할 것이 뻔하고 AI에도 무방비로 노출이 되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변호사와 함께 법적인 대책도 논의해보고 경기도청을 직접 방문해보기도 했지만 별다른 해결책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다.
현재 A씨는 현지에서의 닭 사육은 포기할 마음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아파트단지 공사를 혼자 반대해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완공된 이후에도 아파트 단지 바로 옆에서 농장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부지에서 농장 운영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곳에서의 운영할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그는 “건설사 측에서 토지 감정사와 함께 토지 가격을 감정한 결과 평당 280만원의 금액으로 농장을 정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해당 금액으로는 다른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기가 어려워 사실상 폐업을 하는 건데 33년간 운영해 온 농장을 타의에 의해 헐값에 정리하자니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생업을 지키기 위해 건설사와 홀로 투쟁에 나선 A씨. 공사가 진행될수록 A씨의 고민도 깊어져가고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