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 2세 한돈인들 앞에섰다. 지난달 24일 개최된 2세 한돈인 세미나에서 ‘젊은 한돈인, 무엇을 할것인가’를 주제로 발표를 했다. 김홍국 회장의 시각을 통해 급변하는 세계 양돈산업의 흐름과 그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국내 양돈산업의 발전방향은 무엇인지 짚어보는 자리가 됐다. 주요내용을 정리해 본다.
사료곡물 수입의존 불구 세계 제일의 양돈강국 우뚝
생산비 격차 줄이고 품질 차별화…‘종합 경쟁력’ 우위를
‘종축 독립국가’ 목표…직영 비육농장 늘릴 생각 없어
◆끝없는 규모화 경쟁
우리나라는 세계 모든 축산강국들과 FTA를 체결, 사실상 완전개방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따라 규모화와 높은 생산성, 통합경영으로 경쟁력을 극대화한 글로벌 거대기업들의 생산물이 우리나라 육류시장에 속속 늘어오고 있다.
브라질 JBS와 미국 타이슨, 미국의 스미스필드, 칠레의 아그로수퍼에 이르기까지 한개의 글로벌 축산기업에서 생산하는 축산물이 우리나라 전체 물량의 수배에 달하거나 육박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특히 돈육가공업체들의 덩치 키우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중국 WH(솽후이)그룹은 얼마전 세계 1위 돈육업체인 미국의 스미스필드를 인수, 돈육가공부문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브라질 JBS도 지난 6월 카길의 미국 양돈 사업부문에 대한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칠레 아그로수퍼는 최근 태평양 연안 7만ha의 부지위에 수출용 양돈단지를 완성했다.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이곳에서는 연간 35만톤의 돈육이 생산될 전망이다.
◆국내 방어능력 취약
하지만 국내 양돈산업은 어떠한가. 주요 생산성 지표에서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글로벌 가격 경쟁력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주요국가 가운데 우리 뒤에 있는 나라는 중국, 호주, 일본 뿐이다.
그러나 잠재력 만큼은 충분하다. 세계 식품시장이 2014년 기준 5.35조 달러로 IT(2.9조달러)와 자동차 시장(1.7조달러)를 합친 것 보다 클 정도로 식품은 미래산업이다. 더구나 우리와 인접한 아시아-태평양 식품시장은 지난해 유럽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돈육을 선도로 국내 육류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주요 양돈국가와 생산비 격차를 20%까지 좁히는 한편 글로벌 수준의 최첨단 도축가공 시설을 기반으로 신선과 위생, 안전 등 수입육과 차별화된 품질을 통해 ‘종합경쟁력’의 우위를 점한다면 아시아-태평양 시장까지 넘볼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를 보자. 우리처럼 사료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세계 제일의 양돈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산관리능력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긍정적 사고와 도전이 필요하다. 도전은 젊음의 특권 아닌가.
◆종축독립국가 목표
하림그룹도 통합경영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규모화 추세에 적극 대응해 왔다. 특히 한돈사업의 경우 사명감을 가지고 ‘종축독립국가’ 실현에 매진, 국내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뒷받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친환경과 동물복지, 최고 생산성의 벤치모델이 되고자, 국내 최초 무악취, 무오염, 무방류 등 이른바 ‘3무 양돈장’인 하이포크 봉동농장을 건립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은 직영농장을 통해 전국 모돈(94만8천두, 6월말 기준)의 2.2%인 2만833두를 사육하고 있다. 자돈과 비육돈을 합친 직영사육 물량은 전국의 1.4%(8만3천526두) 수준이다.
가공물량 대부분은 계약사육을 통해 확보한 것이다. 외부에서 원료돈을 구입하기도 한다.
다만 하림그룹의 양돈시장 점유율은 선진과 팜스코 인수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 직영농장의 경우 대부분 종돈장과 모돈 농장이다. 비육농장을 일부 운영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술개발 등을 위한 테스트 농장 성격이 강하다. 직영 비육농장을 늘릴 생각은 없다.
규모화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다. 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규모화 방법은 다를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은 이익을 줄수 있느냐에 따라 농가와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질 것이고, 규모화의 성패도 갈릴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