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황에 시달리던 육계업계가 결국 칼을 뽑아 들었다.
실용계 병아리 중 올해 필요한 물량을 제외한 잉여 물량 300만수에 대해 렌더링 하는 방식으로 물량을 감축하기로 했으며 렌더링 비용은 수당 200원씩 자조금에서 보조하게 된다.
결국 자조금 6억원을 들여 물량 감축사업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육계업계는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계열사들의 치킨게임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몇몇 계열화업체는 도산을 하는 결과를 낳았다.
더 이상의 치킨게임보다 지금이라도 물량을 감축하기로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닭고기 최대 성수기인 복 시즌을 한참 지나서 감축사업에 나선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해 복 시즌은 예년보다 많은 닭고기가 소비됐음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워낙 많아 산지시세는 생산비 이하를 유지, 계열업체의 적자로 이어졌다.
감축 사업을 복 시즌 이전에 실시해 복 경기를 흑자경영으로 이끌어냈다면 회사와 농가 모두에게 좋았을 것이다.
육계업계는 매년 자조금을 들여 감축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소비량을 넘어선 생산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적정량을 생산하는 것에 매년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축사업을 실시하기로 한 이상 시세는 안정세로 돌아서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감축사업 이후에 또 다시 치킨게임이 시작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치킨게임으로 인해 자조금을 매년 쓰는 것은 낭비일 뿐이다.
앞으로는 매년 반복되는 감축사업 보다는 계열화사업 본연의 취지에 맞게 수급조절 문제를 계열화업체 스스로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