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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우협회 감사의 양심고백

김수형 기자  2016.02.17 11: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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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전국한우협회 우영기 감사가 앞으로 협회 활동을 접겠다고 밝혔다. 우 감사는 지난 15일 한우협회 이사회에서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는 총회에서 감사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는 건강문제로 지난해 7월 마지막 한우를 출하하고 더 이상 입식을 하지 않았다. 한우를 키우지 않는 상황에서 한우협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스스로의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감사 불출마 배경이다.
한우산업과 협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싶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격미달이라는 점 때문에 고민이 컸다는 후문이다.
창립 때부터 한우협회와 함께 해 온 우영기 감사는 그 동안 시군지부와 도지회의 활발한 활동을 바탕으로 중앙회 감사까지 지내며 한우협회와 함께 울고 웃었다.
협회활동을 마무리하며 그는 한우협회가 회장단 위주로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충언했다.
그는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회원확대와 회비거출을 위해 이사회 구성원수를 늘렸지만 운동체의 성격상 도지회장 등의 책임 풍토가 정착된 만큼 이사회 정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임원의 정수, 회의, 이사회 인원, 이사회 운영 기준 등에 대한 제규정 개정위원회를 설치해 협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고언했다. 한우협회가 전국 한우농가의 구심체로 좀 더 확실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다시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우영기 감사의 신상발언에 대해 관계자들은 용기 있는 고백이었다고 평가했다. 협회 임원의 경우 한우사육을 그만두더라도 자격을 잃게 되는 규정이 없다. 굳이 우 감사처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우영기 감사가 감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한우협회가 조직을 재정비해 좀 더 현장감 있게 현안에 대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 듯 보였다.
잔잔한 호수에 자그마한 돌 하나의 파동이 전체로 퍼져 가듯 그의 용기가 한우협회 발전에 밀알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