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희생 그만”…CPTPP 반발 격화

[축산신문 이일호·서동휘·민병진 기자]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본격화 하면서 국내 농축수산업계가 들끓고 있다. 농축산분야 생산자단체들이 지난 9월 28일 이후 정부와의 개별적인 소통 창구를 사실상 차단한 데다, 철저한 의견수렴을 약속한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집회의 강행이 예고되는 등 농축수산업계의 반발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CPTPP 가입저지 농림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CPTPP 가입 반대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강행키로 했다. 이날 집회에는 축산관련단체협의회를 포함한 총 75개 단체에서 수 만명의 농축수산인이 참여, 국익을 명분으로 농축수산업계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정부 규탄과 함께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와의 협정 중단도 촉구할 계획이다. CPTPP의 ‘선대책 후가입’이라는 기본 원칙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서고 있는 정부의 입장이 좀처럼 ‘약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9월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농수축산업은 안보전략 산업인 만큼 CPTPP 관련 의견수렴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언급했지만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거리로 나서는 전국 농축수산인들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할 전망이다. 비대위는 이에 대해 또 다시 FTA의 전철을 밟을 수 없다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근본적인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서울 양재동 aT에서 열린 정부와 비대위의 합동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그대로 표출되기도 했다. 당시 한국농축산연합회 이승호 회장(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과거 FTA 체결 과정에서 정부가 농축산업계에 대한 양보 요구와 함께 약속한 ‘상생기금’ 마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며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더라도 믿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국한우협회 민경천 회장도 “직무를 유기하고, 법이 잘못됐다고 말 한마디 못하는 정부와 무슨 이야기가 가능하겠느냐”면서 “더 이상 말은 필요 없다. 정부가 서명한 문서가 제시돼야 할 것”이라며 한 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음을 강조했다. 한돈협회 이기홍 회장은 “경제적 논리만으로 농업을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개방으로 얻은 이익을 농업의 경쟁력과 국가 식량안보를 지키는 데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농축수산업계와의 정면 충돌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10-06
축산 발전 구심체…일선축협 역할 빛났다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우리나라 축산업은 지난 41년간 농촌의 다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전문성 강화와 규모화가 진행되면서 핵심 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축산업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모든 축산인과 관련기관, 단체의 노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일선축협의 역할이 중요했다. 일선축협은 소규모 복합영농이 축산의 주종을 이루던 시기부터 배합사료 생산을 비롯해 축산 현장에 가장 밀접한 지도 경제사업을 전개하면서 양축 조합원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여러 우여곡절과 위기를 하나하나 극복해 내면서 축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축산신문이 창간되던 1985년, 일선축협의 전체 조합원은 14만8천563명, 상호금융 예수금은 1천98억1천400만원(88개 조합, 잔액 기준)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일선축협은 축산업의 눈부신 성장과 함께하며 사업 규모를 빠르게 확대했다. 일선축협 경제사업 규모는 2001년 5조8천669억원, 2008년 9조9천329억원, 2009년 11조5천378억원, 2015년 16조6천222억원, 2020년 19조1천125억원, 2024년 22조8천54억원, 2025년 23조5천308억원으로 늘어났다. 상호금융 사업도 예수금 평잔이 2000년 11조5천873억원에서 2025년 82조4천224억원으로 증가했고, 2025년 대출금 평잔은 66조5천73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축협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천억원대 진입한 후 계속 안정적인 경영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천351억원(16억6천만원, 이하 조합당 평균) 2010년 2천838억원(20억원), 2015년 2천208억원(16억원), 2020년 2천958억원(21억원), 2024년 2천448억원(18억원), 2025년 2천305억원(16억5천827만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경제 사업과 상호금융 사업의 성장률이 10~20%대를 기록하면서 축산 현장의 든든한 협동 조직으로 확고하게 정착했다. 일선축협 조합원 숫자는 반면 고령화와 정예화, 규모화에 따라 빠르게 줄고 있다. 1985년 지역축협 13만6천679명, 품목축협 1만1천884명 등 총 14만8천563명(경기 1만9천314명, 강원 1만2천627명, 충북 1만1천864명, 대전충남 1만6천990명, 전북 1만5천4명, 광주전남 2만2천215명, 대구경북 2만848명, 부산울산경남 2만498명, 제주 1천715명, 서울 7천488명)에서 1990년에는 23만7천52명(지역 21만8천88명, 품목 1만8천964명)으로 늘고, 2007년 26만841명(지역 24만6천769명, 품목 1만4천7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축협 조합원 숫자는 2015년 20만3천420명(지역 18만7천918명, 품목 1만5천502명)을 끝으로 20만명 시대를 지나서 2020년 13만4천966명(지역 12만4천188명, 품목 1만778명), 2024년에는 11만8천217명(지역 10만8천113명, 품목 1만104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조합원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축산물은 여전히 전체 농업 생산액의 40%를 웃돌 정도로 축산은 기반을 굳히고 있다. 그 과정에는 양축 조합원의 규모화 못지않게 다양하고 전문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일선축협의 경제사업이 존재한다. 일선축협은 축산 전문 컨설턴트(지도계 직원 등)를 통한 축종별 맞춤형 지도 지원사업을 기본으로 가축개량, 가축시장, 생축·번식장, 동물병원, 배합사료, TMR, 조사료, 동물약품, 기자재, 축산물 도축·가공·판매, 하나로마트, 한우플라자, 경축순환 자원화 등 다양한 사업으로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나아가 특색사업을 발굴해 조합원과 함께 호흡하며 축산 발전을 이끌고 있다. 일선축협의 역할은 앞으로도 중요하다. 양축 조합원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키면서 건실한 경영으로 경쟁력을 지켜나가면서 K-축산 대전환을 선도해야 한다. 특히 경영이 튼튼한 축협, 조합원의 의견을 잘 들어주고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축협으로 정예화되고 있는 축산인에게 꼭 필요한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협동의 파워를 키워 나가야 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9-30
생산 넘어 가치로…K-축산 대전환

[축산신문 김영란 기자] 대한민국 축산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생산성과 규모 확대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축산업이 이제 지속가능성과 국민 신뢰, 미래세대까지 고려하는 산업으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생산비 상승과 시장 개방, 가축질병, 환경과 탄소중립,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동시에 커지면서 기존의 생산 중심 방식만으로는 축산업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산업의 경쟁력을 다시 세우고 국민과 함께하는 축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한국 축산업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으로 ‘K-축산’이 주목받고 있다. K-축산은 단순히 우리 축산물의 수출 확대를 의미하는 개념을 넘어선다.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기반을 갖추면서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농촌과 지역경제를 지키며, 환경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길의 출발점은 명확한 비전을 세우는 데 있다. 스마트축산과 인공지능, 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생산 현장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사료·종축·동물약품·기자재·가공·유통 등 전후방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 산업 전체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축산업의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이 생산했는가에서 얼마나 높은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그 중심에 가치가 있다. 축산업은 단순한 먹거리 생산을 넘어 국가 식량안보를 뒷받침하고 농촌경제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수많은 전후방 산업과 연계돼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가치도 크다. 이와 함께 환경과 동물복지, 식품안전 등 사회적 요구에 적극 대응해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축산업이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다. 특히 탄소중립과 환경문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과제가 됐다. 가축분뇨 자원화, 에너지화와 환경 부담을 줄이는 생산기술 개발 등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비전과 가치가 있어도 이를 실천할 사람이 없다면 K-축산은 현실이 될 수 없다. 축산 현장의 농업인과 전문인력, 연구자, 기업, 정책 담당자 등 산업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미래를 이끌 청년 축산인의 육성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한국 축산업은 지금까지 수많은 변화와 위기를 넘어 성장해왔다. 이제 또 한 번의 선택이 요구되고 있다. 변화를 따라가는 축산이 아니라 변화를 이끄는 축산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전은 축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는 그 길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세운다. 그리고 사람은 그 길을 현실로 만든다. 축산신문 창간 41주년을 맞아 ‘K-축산의 길: 비전·가치·사람’을 화두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축산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길을 어떤 비전으로 그리고, 어떤 가치로 지키며, 어떤 사람과 함께 걸어갈 것인지 답해야 할 때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9-28
축산 가능지역, 규제 풀어 ‘미래형 단지’로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국내 축산업의 생산기반을 미래형으로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이 정부와 국회에서 동시에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가 방역과 환경, 생산을 함께 고려한 가칭 ‘국가 전략축산지구’ 조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축산지구의 건폐율·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단순히 축사를 더 짓기 위한 규제 완화를 넘어 흩어져 있는 축산시설을 계획적으로 배치하고 스마트화해 생산성과 환경 문제를 동시에 풀겠다는 방향이다. 정부, 생산·환경·방역 통합 ‘국가전략축산지구’ 검토 국회, 건축·입지 규제 완화 입법 추진으로 뒷받침 노후·산재 축사 옮겨 한데 모아…시설 현대화 촉진 과도한 사육 제한, 현대화 걸림돌 축산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산기반 확보다. 축산물 소비와 안정적인 공급 필요성은 여전하지만 신규 축사 진입은 물론 기존 농가의 시설 확대와 현대화조차 쉽지 않은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규제가 가축사육제한구역이다. 현행 가축분뇨법은 주민 생활환경과 상수원 수질 보호 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가축사육제한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축종별 가축사육 제한거리 권고안을 제시했지만 실제 제한거리는 지자체가 조례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지역별 규제 수준에 차이가 크고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거리가 과도하게 확대돼 축산시설의 신·증축이나 이전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축산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 문제를 향후 축산 생산기반 유지와 직결된 과제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이재식 축산정책관은 “축산물 소비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필요한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어떻게 유지하고 확충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축산 가능 지역, 계획적 생산 기반 조성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방향은 모든 가축사육 규제를 일률적으로 푸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환경과 주민 생활 보호라는 규제의 목적은 유지하되 지역별로 지나치게 확대된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축산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에는 오히려 현대화된 생산기반을 계획적으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산란계 사육밀도 기준 강화는 이러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내년 9월부터 산란계 사육밀도 기준이 마리당 0.05㎡에서 0.075㎡로 확대됨에 따라 상당수 농가가 기존 사육마릿수를 유지하기 위해 축사 증·개축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육마릿수가 늘어나지 않는 시설 증·개축조차 일부 지역에서는 가축사육제한구역 관련 조례 등에 가로막히는 실정이다. 농식품부는 이에 가축사육제한구역에 일정한 원칙이나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관계부처 및 지방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검토되는 것이 가칭 ‘국가 전략축산지구’다. 방역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선정해 축산 생산시설을 계획적으로 조성하고 가축분뇨 처리와 냄새 저감시설, 스마트축산 기술 등을 함께 구축하는 미래형 축산단지 개념이다. 축사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입지한 뒤 환경과 방역 문제를 사후 관리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입지 단계부터 생산·환경·방역을 통합적으로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건폐율·용적률 완화로 실효성 강화 국회에서도 이 같은 방향을 뒷받침할 입법이 시작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강승규 의원(국민의힘·충남 예산·홍성)은 지난달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과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현행 농촌공간재구조화법은 농촌특화지구 가운데 하나로 축산지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축산지구가 지정되더라도 국토계획 관련 규제 등에 따라 건축 제한과 건폐율·용적률 규제가 그대로 적용되면서 축산시설 집적화와 현대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강 의원의 개정안은 시장·군수 등이 축산지구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위에서 건축 제한과 건폐율·용적률 등의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사육제한구역-축산지구 충돌 해소 가축사육제한구역과 축산지구의 충돌을 해소하는 방안도 담겼다. 농촌공간계획에 따라 축산지구가 지정되는 등의 구체적인 사유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기존 가축사육제한구역을 변경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농촌공간계획을 통해 적정 지역에 축산지구를 지정하고, 해당 지역의 가축사육제한구역과 건축 규제를 조정한 뒤 노후·산재 축사를 이전·집적해 현대화하는 제도적 연결고리가 마련된다. 정부의 정책 구상과 국회의 입법 움직임이 향하는 방향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축산 생산기반을 단순히 ‘규제할 시설’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필요한 생산시설은 적합한 공간에 계획적으로 배치하되 환경과 방역 기준은 오히려 높이고,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화 설비를 적용해 스마트축산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결국 향후 과제는 ‘규제 완화냐 강화냐’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데 있다. 주거지역과 환경을 보호해야 할 곳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축산이 가능한 지역에는 생산시설이 지속적으로 존립할 수 있도록 제도적 공간을 열어주는 정교한 입지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국가 전략축산지구’ 구상과 국회의 축산지구 규제개선 입법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축산업은 생산시설을 개별적으로 허가하고 규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생산·환경·방역을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생산기반 구축 단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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