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덕표 강원도 축산과장● "수해현장을 실제로 돌아보니 참상을 차마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피해"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홍덕표 강원도 축산과장. 수해현장을 둘러보며 양축가를 격려하고 피해실태를 조사하는 홍과장은 최대한 빠른 복구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공인력과 장비 등을 피해지역에 최대한 지원해 우선 기본적인 응급복구를 실시해 사료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항구적인 수방대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복구를 약속했다. 피해농가들의 빠른 재기를 위한 예산지원과 관련 "재난 대책법과 수해지원 대책에 의거해 최대한 지원해주고 하천이나 농경지, 도로복구에는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홍과장은 또 "현재 지원된 군병력이 민생부분에 우선 투입되고 있지만 사료와 물 공급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으니 용기를 잃지말고 힘을 모아 복구를 하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진우 양양양돈단지 총무● "태풍과 함께 온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나며 흙이 돈사를 덮쳤고, 자돈사의 일부가 무너지며, 돈사지반이 유실되는 등 약 1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며 안타까워 하고 있는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삽존리 산 44번지 양양양돈단지 임진우 총무. 10농가가 모여 양돈단지를 운영하며 부농을 꿈꾸던 이들 단지원은 이번 태풍 "루사"로 인해 20동의 축사중 6동이 반파 또는 완파되고 퇴비사의 일부가 붕괴되며 모돈과 자돈, 비육돈이 매몰 또는 유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1일 새벽 산사태가 나며 흙이 축사를 덮쳐 축사의 일부가 붕괴되고 돼지가 매몰되는 아픔을 겪었던 임총무는 "또다시 태풍이 온다는데 현재 무너져 내리다만 돈사뒤의 흙더미가 또다시 돈사를 덮칠까 걱정된다"며 침통해 했다. 3일째 굶고 있는 돼지들을 위해 지대포장의 사료라도 공급받기 위해 단지내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고 있는 임총무는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복구를 위한 중장비 지원과 인력이고 가장 어려운 점은 복구를 하더라도 돈사에 있는 흙과 물, 축산분뇨 처리"라며 "해양투기가 가능하도록 지원을 바란다"며 재기의욕을 다졌다. ●박황용 충북 영동 번식우 농가● “새벽 4시에 배를 타고 축사에 가보니 소가 축사 여기저기에 널부려져 죽어 있었어요.” 태풍 루사가 남긴 흔적은 처참했다. 태풍루사로 최대 피해지역의 하나인 충북 영동군 용산면 한석리에서 번식우 42두를 사육하고 있는 박황용(50)씨는 자식같은 소가 축사 여기저기에 죽어있는 장면을 보고 망연자실. 양동이로 퍼붓는 듯 시간당 60㎜가 내린 폭우속에 그래도 안전한 지역이라 믿었던 박씨의 축사는 손쓸 시간도 없이 삽시간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당시 오후 4부터 내린비로 물이 불어나자 심상치 않다고 생각한 박씨는 우선 차를 가장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집으로 들어간 시간이 5시 30분경. 이미 물은 마당까지 들이닥치고 있었다. 박씨는 몸이 성치 않은 아들과 80 먹은 노모를 피신시켰을 때 이미 물은 방안까지 들어왔다. 다음날 새벽아침 4시. 축사는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 인근에 있는 최일복씨의 나룻배를 타고 축사에 왔을 때 전주에 걸쳐 죽어있는 송아지를 비롯해 축사내는 여기저기에 소가 결처서 죽어있고 나머지 소들은 고삐를 끊고 바다로 변한 축사에서 떠다니고 일부는 인근 고추밭으로 나가 말그대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고삐를 매어놓은 상태에서 고삐를 끊은 소는 축사를 빠져나가거나 물위를 헤엄쳐 다니다가 물이 빠지면서 살아났으나 고삐를 끊지 못한 소는 죽었어요. 축사를 빠져나간 소들도 산쪽으로 빠져나간 소는 살았지만 강쪽으로 빠져나간 소는 급류에 떠내려가 운이 없었어요. 박씨는 이번 태풍으로 죽어있는 소 6마리를 확인하고 8마리는 행방을 못찾고 있는데 “아마 거의 초강천에 떠내려 갔거나 아직 치우지 못한 뻘속에 죽어있을지 모른다.”며 “살아있으면 다행이고 또 죽었으면 뭐할거냐.”면서 태연한 모습. 마을 노인들로부터도 90년을 살았어도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박씨는 노모가 집에서 죽겠다며 피신에 애를 태우자 또랑물에 버리겠다고 달래어서 노모를 피신시켰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을 설명. 살아온 지난 모습이 담긴 사진이며 편지를 몽땅 물에 떠내려보내고 울고있는 딸이 안스러운 박씨는 “조상을 잘 모셔 이정도라도 남아 있는 것 같다.”며 당장 오늘밤 거처를 걱정해야했다. (황인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