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상 도 전무(한국유가공협회)
국내 유가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모든 유제품이 수입개방된 1995년 우루과이 라운드를 시작으로 볼수 있다.
세계는 점점 하나의 경제구역으로 재편되고 그 여파는 우리 낙농 및 유가공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2011년 한·EU FTA를 시작으로 모든 낙농선진국과와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어 해당국가와 무역이 자유화됨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없으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시장구조로 변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WTO가입, FTA가 체결되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낙농 및 유가공산업은 정부의 국내 시장 보호아래 점진적 발전을 해왔지만, 이제는 낙농선진국과 무한 경쟁시대로 변화됨에 따라 시장이 재편되는 약육강생이 될 수밖에 없는 시장구조로 변화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수차례 시대가 바뀜을 얘기하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현재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UR 협상, 자유무역협정 체결당시 우려했던 사항들이 지금 현실화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입개방 첫해인 1995년과 비교하면 유제품 수입량은 9배가 넘게 늘어나 있고, 반면 국내원유 자급률은 수입물량의 증가로 수입개방 첫해는 93% 에서 지금은 무려 55% 이하로 심각할 정도로 급격하게 수입제품으로 잠식을 당하고 있다.
일본, 용도별 가격제로 농가·유업체 보호
또한 지금까지는 백색시유에 대해 유통기한과 신선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로 경쟁력이 있다. 수입될 걱정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포장기술의 발달로 지금 우리나라 인터넷몰에서는 버젓이 수입산 백색시유가 팔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유통업계도 소비자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명분 하에 백색시유도 수입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조제분유는 이미 상당한 물량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조제분유업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렇듯 지금까지 품질면 에서나 신선도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 백색시유마저 수입되어 팔리는 현실을 바라볼 때 유가공업계도 새로운 도전에 신속히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근본적으로 국산원유를 가지고 국제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열세를 탓하다 보면 낙농·유가공 분야의 제도개선이나, 수출시장 개척 등 다른 분야를 놓칠 수 있다. 소비확대를 위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하고 있지만 지금 시장에서는 다양한 수입제품과 신제품이 넘쳐흐르고 있다. 계속되는 신제품 출시로 인해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또한 시장경쟁도 치열하다. 백색시유는 매출증대에 기여하지만 대부분 유업체에서는 이익 없는 제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 됐다. 이러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유가공업계의 특성은 원료의 선택에 많은 제한을 받는다. 낙농산업을 생각하면 값비싼 국산원료를 선택해야 하고, 국제경쟁과 식품업체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있는 원료를 선택해야 하는 이중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유업계, 국내산 원료 선택 어려움 없어야
유가공업계가 산업이 위축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산원료의 선택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산 원유의 소비확대의 해답은 가격경쟁력이다. 일본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용도별 가격제를 통한 낙농과 유가공분야 양축의 산업을 직·간접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간단한 그 예를 볼 수 있다.
우리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해결은 품질이나 위생·안전은 당연히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결국은 가격경쟁력 열세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 해결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하에 결국 당사자인 유업계, 낙농업계가 직접 풀어나가야 할 문제일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