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축산, 비상구는 있다 / 낙농>‘강소농’으로 주목받는 경기 김포 ‘학운목장’

  • 등록 2017.09.27 1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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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소비자 신뢰에 보답하는 길”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축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 강화와 부정적 인식의 확산, 말 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축산업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낙농 현장에서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깨끗한 시설을 갖추고 고품질의 원유를 생산하는 강소농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학운목장도 우수한 목장 중 하나다. 학운목장 이영병 대표(52)는 34년째 목장을 운영하며 연중 1등급의 원유를 생산해내고 있다.


젖소 80여두 사육…연중 세균수·체세포수 1등급 유지
목장 청결·신선한 사료 급이 등 가장 신경쓰는 부분
낙육협 청년분과위 부위원장 역임하며 지역 축산인 멘토 역할도
“각종 제도 까다롭지만 소비자 눈높이 맞추려 노력해야”


학운목장의 시작은 지난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아지 2마리로 목장을 시작했고 현재의 월곶면 부지로 1997년 이전을 완료했다.
당시 김포시가 도시화를 추진하면서 학운목장 부지는 산업단지에 수용됐고 몇몇 농가는 이전을, 또 일부는 폐업을 선택하며 운명이 갈렸다.
당시 산업단지 부지에 소속되어 이전을 한 농가는 학운목장을 포함해 5곳 남짓이었고 나머지 20여 농가는 폐업을 하게 됐다.
현재는 80여 두의 젖소가 사육 중에 있다.
학운목장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영병 대표의 세심한 사양관리를 꼽을 수 있다.
항상 소들의 곁을 지키며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챙긴다.
특히 청결문제는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신선한 사료를 먹일 수 있도록 항상 관찰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지만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세심한 사양관리는 고품질의 원유 생산으로 이어진다.
학운목장은 세균수, 체세포 등급 모두 연중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두당 산유량도 연간 38~40kg까지 생산해 보았지만 요즘 들어 무조건 많이 짜는 것이 정답은 아닌 것 같아 산유량은 좀 낮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젖소들이 쉽게 걸리는 유방염 치료를 위해 항생제 사용이 불가피한데, 최근에는 천연제제로 치료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사료 역시 직접 생산하고 배합도 직접하며 소들이 최대한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꼼꼼히 챙기고 있다. 
산유량은 좀 낮추더라도 소를 더욱 건강하게 키워 유질을 높이는 것이 갈수록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이영병 대표의 고민은 뭐니뭐니 해도 무허가축사 문제다.
우선 학운목장의 경우 축사는 인허가를 다 받은 상태. 구제역 이후 지은 물품납입창고와 보일러실이 남았는데 이 건물들만 해결하면 무허가 문제를 다 해결하게 된다.
특히 한국낙농육우협회 청년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지역 축산인들로부터 무허가 축사 관련 문의가 오면 상담자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아무래도 김포시 관내에 축산농가도 많이 줄다보니 농가간 유대관계가 강화되고 축산업 전반적인 문제해결과 발전을 위해 소통이 강화되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낙농업계의 큰 숙제인 세정수 처리 관련 문제나 축산업계의 숙제인 무허가축사 관련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에서 착유세정수를 공공처리시설로 배출하는 것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는 했지만 김포 지역의 경우 공공처리할 마땅한 시설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운목장은 또한 이미 후계자도 정해놓아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목장이기도 하다.
2남1녀의 자녀를 두고 있는 이 대표는 장남이 현재 목장 인수를 목표로 공부 중에 있다. 어려서 봐왔던 일이 목장일이고 목장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도 강하다보니 흔쾌히 이를 허락하고 수업 중에 있다는 것.
본격적인 후계자 교육을 진행한지는 1년 남짓. 후계자 목장에서 흔히 겪는 세대간 갈등은 아직까지는 없으며 갈등이 있으면 대화로 잘 풀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아들과 함께 각종 교육에도 열심히 참석한다.
최근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진행한 후계자 교육에 이 대표는 멘토로, 아들은 교육생 신분으로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제도에 대한 답답함을 꼽았다.
낙농산업이 제도의 산물이라고 평가하는 만큼, 제도 문제가 가장 중요한데 목장을 운영하면서 겪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이 제도에 걸리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라고 하니 난해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확산, 낙농업계의 지속적인 감산기조 등 어려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목장에서도 기본에 충실하며 고품질의 우유를 생산하려고 최선을 다한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더욱 꼼꼼한 사양관리가 소비자의 신뢰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축산업이 요즘 들어 위기라고들 하지만 이영병 대표처럼 최고 품질의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지역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축산인들이 있기에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김수형 kshabsolu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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